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청현 김미숙 Mar 27. 2024

나는 시장에 얼마에 팔릴까?

에세이

수많은 채소들이 누군가의 손에 의해 가치가 정해진다.

무는 억울하다. 나는 이 통통함을 유지하려고 얼마나 땅속에서 몸부림쳤는데 1개에 1000원 큰 건 2000원이다

 파들도 분노한다. 나는 새싹을 피우기 위해 땅속을 뚫고 나와 햇빛을 받으려고 고개 내밀며 사나운 바람에도 꿋꿋하게 자랐는데  무더기에 쓸려 3000원 이란다.  조선대파는 더 비싸고 진도 대파는 가격이 다른 건 또 뭘까

누가 내 가치를 평가하고 가격을 정하나?

나는 얼마만큼의 가치로 팔릴까?  

학벌로 몇 점, 자격증으로 몇 점, 금수저로 몇 점  다양한 점수로 평가되는데 쥐뿔도 없는 나는 마에 시장에 내놓아 질까? 인간이 정해놓은 규범으로 존재의 가치를 인정받지 못한 나는 오늘도 비틀거린다.

나는 얼마에 내놓아야 잘 팔릴까?


작가의 이전글 봄맞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