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마음이 바쁘다다른 할미들보다 일찍 도착하면 선물 하나라도 챙길 수 있기 때문이다 아들 딸은 행사장 가는 어미를 눈 흘기며 바라보다 돈 쓰지 말라고 신신당부다
자신 있게쌀 4킬로 1000원에 팔고 오리고기 공짜로 주니께 그것만 받아가지고 온나 루루 휘파람을 마음속에 담은 채 무릎통증은 잊어버리고 달려간다
출석부 도장도 중요하제 열심히 나오면 더 뽀나슨가 있다고 했응께 비뚤거리지만 몰라볼까 봐 정자체로 머리 굴려 쓴다
할미들 자리 잡자 총각들이 나와 재롱부리며 엄니엄니 하며 살갑게 구니 마음이 절로 즐겁다 저 총각들은 와이리 재미있을꼬 오늘은 뭐 판다냐 한번 바르면 주름이 다리미로 얼굴 다리듯 확 핀다는 화장품 선전이다 일찍 간 나를 모델로 열심히 치덕 치덕 바르며 고와졌다고 칭찬이 침 튀기며 공중에 퍼진다 내 마음에도 벚꽃이 활짝 핀다 그려 나도 젊을 때는 한가락했지 우쭐대는 마음이 벅차오르며 꼬깃꼬깃 신사임당 할매를 들어 올린다 봐라 나도 이것 살 정도로 부자당께 돈 없는 할미 더 고개 숙이라고 쌈지 돈 뿌리고 덤으로 주는 먹거리 잔뜩 봉지에 담아 걷는 발걸음이 가볍다 4킬로 쌀이 무거우랴 커다란 화장지 들고 가는 것 대수냐
이게 거의 거젼대 오늘은 너무 이득본 날이제 하하 웃으며 이고 지고 보따리 들고 오는 내마음에 노랑나비 펄럭이며 뒤따라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