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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작삼 Nov 30. 2019

모든 여행러가 행복하진 않다. 00

퇴사 후 떠난 두 번째 유럽여행, 3개월의 기록


철저히 자기만족을 위한, 지독하게 평범한 이야기를 시작하며.

  귀찮아서 미루다 보니 머릿속에 남아 있던 여행의 기억들이 자꾸만 사라지는 것 같아서 이대론 안 되겠다 싶은 마음에 정리할 겸 적어보는 두 번째 유럽 여행기. 사실 누가 읽거나 말거나... 자기만족용으로 적는 일기라서 큰 부담이 없다. 하하하!


  이 브런치에는 첫 번째 유럽 여행기도 하루치 분량만 올리고 더 이상 올리지 않았지만, 이미 개인 블로그에는 완결(?)을 냈기 때문에 두 번째 유럽 여행기는 브런치에 적어 보려고 한다. 원랜 sns 타임라인 형태처럼 실시간으로 적어 내려간 일기를 그대로 옮기고 사진만 추가하는 형식으로 블로그에 연재 아닌 연재를 하고 있었는데, 일이 바쁘거나 혹은 귀찮아서 미루기 시작하니 한도 끝도 없더라. 그래서 브런치에는 실시간 형태의 글이 아닌, 그때 상황을 풀어 나가며 써보려고 한다. 왜냐면 일기가 45일 이후부터는 없기 때문에... 허허허.


  여행의 시작은 언제나 같지 않을까. 대한민국에서 사회생활을 하는 누구나라면 꿈꾸는 것이 일탈이고, 그중 유럽여행은 다수의 로망이 아닌가. 나 또한 그러했기 때문에 26살이 되던 해에 처음으로 유럽 여행을 떠났고, 그 후 2년 동안 한 달도 채 되지 않던 여행이 잊히질 않아서 두 번째 여행을 가게 되었다. 너무 평범해서 좀 지루할 정도의 이야기 전개인데, 모든 여행은 자기에겐 특별하니까 적어본다.


  내가 그래도 대한민국에서 차고 넘치는 유럽 여행기, 지독하게 평범한 이야기 중에서 내 여행기가 조금이라도 특별한 점을 꼽자면 다음과 같다.


 1. 첫 유럽도 퇴사 여행이었고, 두 번째 여행도 퇴사 여행이었다.

 2. 여자 혼자 떠났다(근데 요즘은 다들 그래서 그렇게 크게 매력적인 부분은 없음).

 3. 영어를 못한다(바디랭귀지 생존 영어 수준).

 4. 원래는 두 달 정도만 가려고 했는데 클릭을 잘못해서 출발 한 달 전에 석 달 일정인 걸 알았다.

 5. 태어나서 28년을 서울에서 살다가 제주도로 이주하고 떠난 유럽 여행이었다.

 6. 여행 내내 우울감을 느껴서 행복하다고 생각한 적이 많이 없다.


정도...?


  일을 정말 지독하게 했다.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5년여를 근무하며 트레이너직에서 정직원 전환까지 준비하다가 너무 힘들어서 그만두게 되었다. 그때 당시는 그냥 정말 사라지고 싶단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다. 그래서 유럽을 그렇게 생각했는지도. 퇴사를 하게 된 계기 중 하나가, 이 회사가 직원들에게 미지급 급여 건이 터지면서였는데, 그때 내 미정산 지급액이 300만 원이 넘는 거액이었고, 여기에 2년 퇴직금까지 합치게 되니 내가 퇴사하면서 받는 돈이 대략 1천만 원 정도가 되었다. 사람이 갑자기 이렇게 큰 목돈이 생기니까 다 쓰고 싶어 지는, 그런 마음... 다들 한 번씩은 먹잖아요...? 제가 그랬습니다. 20대의 나는 정말 철없던 욜로족이었고, 이 천만 원 을 들고 유럽으로 홀랑 나를 생각만 했다. 그게 화근이었을까. 티켓팅은 그 해 3월쯤 한 거 같은데, 나중에 출발 한 달 전 확인해 보니 88박 90일 일정이라 매우 당황했다고 한다. 예산은 퇴사 후 3개월 동안 야금야금 까먹어서 700도 채 남지 않게 되었는데 말이다. 6,700으로 유럽 석 달... 가능한 건가...? 결과적으론 불가능했다~! 아주 시원하게 말아먹은 여행이었음~!









여행 기간: 2017.06.18~2017.09.15

인천 11:05 LOT 항공 -> 바르샤바 경유 -> 런던 IN


어처구니없는 루트지만 정말 이대로 이동하며 다녔던 그때 당시 여행 루트


  세상에, 기록도 제대로 안 해놔서 귀국하는 날 일정은 전혀 모르겠다. 티켓 사진 조차 찍어두지 않은 과거의 나. 얼마나 한국에 돌아가고 싶었으면...


  저 여행 루트가 왜 어처구니가 없냐면, 모두 육로 이동이기 때문이다. 오로지 "버스"와 "기차" 로만 이동했던 여행 루트. 그렇다. 파리-마드리드 노선도 버스 이동을 했고, 그 덕에 나는 버스만 17시간을 타는 기행을 하게 된다! 하하하! 미친놈! 이유는 단순했다. 저가 비행기가 타기 싫었다. 시간 단축은 될지언정 출입국 심사가 너무 번거롭고, 수하물 추가하면 저가가 아닌 거 같고. 그리고 난 여행이 석 달이었기 때문에 다른 여행하는 사람들보다 시간이 상대적으로 많아서 내린 결정이었다. 하지만 지금 와서 선택하라고 한다면... 그냥 비행기를 탈 것 같다. 저런 거 20대 때나 가능하지, 지금은 어림없다. 돈 많이 벌어서 돈 쓰면서 편하게 다니자! 돈 최고! 편한 여행 짱!

  







2019.11.30


일단 이 날 적어 보고 서랍에 넣어두기.


라 해놓고 그냥 올려 버리는 이 구역 프로 스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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