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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와 함께하는 은퇴 후의 일상

자원봉사활동을 하면서

by 세이스강 이윤재 Mar 11. 2025

봉사와 함께하는 은퇴 후의 일상


글: 세이스강(이윤재) 시각장애인, 시인 & 수필가


평일 오후 나는 은퇴 후 여유로운 삶을 꿈꾸며 자원봉사를 시작했다. 공직 생활을 오래 한 내가 같은 길을 걸어온 또 다른 분과 함께 봉사활동을 하게 되었다. 그분은 이미 경로우대증을 발급받았지만 일주일에 세 번은 오전에  아름다운 이야기할머니 사업에 봉사활동을 다니신다고 했다. 뿐만 아니라 예쁘고 귀여운 손자 손녀가 다섯 명이나 되는 것을 자랑삼아 얘기하셨다. 그런 분이 오후에도 자원봉사를 나오신다는 사실은 나에게 큰 자극이 되었다.

그런데 그분에게 궁금한 점이 있었다. 집에서 TV를 보지 않고, PC로 인터넷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요즘 집집마다 인터넷을 설치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그분은 스마트폰의 데이터를 공유해 잠깐잠깐 노트북을 연결해 사용한다고 하셨다. 그것도 한 달에 8GB의 데이터만 사용하시니 세상과 담을 쌓고 살아가는 것처럼 보였다.

스마트폰 없이 세상을 살아가시는 그분의 일화는 나에게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며칠 전에는 스마트폰을 집에 두고 오셨다고 했다. 일반적인 사람 같으면 늦더라도 일단 스마트폰을 챙기러 갔다 올 텐데 그분은 아무렇지도 않게 봉사활동에 임하셨다. 이 모습은 그분이 일반 사람들과는 다른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그 분과의 만남과 이야기를 통해 나도 은퇴 후에 어떻게 여유로운 삶을 즐길 수 있을지 고민하게 되었다. 공직 생활을 하면서 늘 바쁘고 빠르게 살아왔던 내가 그분처럼 여유롭게 살아갈 수 있을까? 스마트폰에 집착하지 않고 세상과의 연결을 끊어도 행복할 수 있을까?

그분은 그런 삶을 실천하고 계셨다. 봉사활동을 하면서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어려운 이들을 도우며 바람도 쐬는 여유로운 삶 그분의 이야기는 나에게 큰 깨달음을 주었다.

은퇴 후의 행복은 나보다 더 어렵고 힘든 이들을 위한 봉사활동과 사람들과의 따뜻한 대화 속에 있을지도 모른다. 그분처럼 스마트폰과 인터넷 없이도 여유롭고 의미 있는 삶을 살 수 있기를 꿈꾸며 나도 봉사활동에 더욱 열심히 참여해 보기로 결심했다.

이렇게 나의 삶에 찾아온 새로운 변화는 여유롭고 행복한 은퇴 후의 삶을 향한 첫걸음이 되었다. 이런 생각을 하게 해 주신 그분께 깊은 감사를 드리며 나도 그분처럼 멋진 인생을 살아가리라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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