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FF
있잖아,
아버지와 만났거든
너 훈련소 갈 때 빡빡 밀어가지고 웃겼다고 그런 말 했더니
아이구 그 때부터 친구셨냐고 하시더라고
대학 동아리였다구...
누가 댄 핑계였을까
나는 졸업도 못한 대학의 동아리 친구를 서른까지 만나고
서른까지 만나지 못하고
서른이 채 되지 못하고
우리 엄마는 너와
너를 비롯한 친구들을 싫어했잖아
졸업도 못한 대학의 동아리 친구들이라서
그게 다 거짓말인 걸 알아서
엄마 스물 다섯에 외할아버지가
서른 다섯에 큰외삼촌이 돌아가셨거든
아마 너와 같은 이유로
그래서 그 뒤로 샤워도 못하고
수건에 따뜻한 물 축여 몸을 닦으셨거든
그래서 너를 싫어하는 우리 엄마만이
내가 우는 걸 봐줄 수 있는 사람이었어
그건 끝나지 않는다고
그냥 울라고
너는 덩치도 크고 머리도 아저씨처럼 바짝 깎았는데
그 큰 눈이 너무 순하고 예뻐서
술 취해 잔뜩 충혈되었을 때도
꼭 졸린 아기같아서
붉은 얼굴이 큐피트 같다고 생각했는데
우리 오빠처럼 뚱뚱한 사람들은 어떻게 날아다닐까
지금은 그 노래 가사를 생각하며 웃네
도무지 상상이 가지 않아
아버지가 묻더군 무슨 동아리였냐고
사진 동아리라고 얼버무리는데
네가 사진도 찍었느냐 하시데
서울 곳곳 대여창고에 네 이름을 대고
수십대 카메라와 수백개 필름을 돌려받았는데
너를 사랑한 사람들은 너를 어떻게 기억할까
나는 네가 바라던 모습이 되었다 생각했는데
우리의 취한 눈이 새벽을 맞을 때면
다시는 이 아침을 보지 말자
허무에
허무에 이기지 말자 이야기 했는데
남자와 섹스와 음악과 담배에 대한 이야기 하던 다른 친구는
말도 안돼 걔가 얼마나 하고 싶은 게 많은 애인데
그렇게 말하더군
내가 감히 너의 그런 모습을 알아도 될지
아버지가 감히 너의 그런 모습을 알아도 될지
모르겠더라구 그래서
나는 졸업도 못한 대학의 동아리 친구
만나 함께 울고 싶어 뵈었음에도
끝끝내 아무 말 할 수 없더군
왜 어떤 사람들은 서른이 되도록 졸업도 못한 대학의 동아리 친구를 그리워할까
왜 어떤 사람들은 서른도 못되어 졸업도 못한 대학의 동아리 친구를 만나지 못하게 됐을까
그렇게 궁금하지 않지만
나는 아직도 조금
억울한 마음 흐리지 못하네
우리 또 놀자
다 끝나고나면 또 만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