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 진료실 엿보기
불소는 세계적으로 이런저런 말이 많습니다. 특히 먹는 물의 불소화에 대한 것은 논쟁이 여전히 뜨겁습니다. 산업폐기물로 나오는 불소를 오히려 돈을 받고 수돗물에 넣어준다는 음모론이 떠돈 지도 꽤 오래되었습니다. 하지만 정확한 용량을 지킬 경우 구강 건강에 도움이 되는 것은 이견이 없습니다. 하지만 과용으로 인한 치아의 불소 침착증에서 치명적인 골격 불소증을 유발하기도 한다는 것입니다. 임상적으로 불소 침착증은 치아에 얼룩이 남거나, 심각한 경우에는 법랑질 전체가 손상될 수도 있습니다. 골격 불소증은 수년간 불소가 뼈에 축적되어 관절 부위가 뻣뻣해지고 통증이 유발되는 질환입니다. 최근 미국에서는 수돗물 불소 첨가가 ADHD(결핍 및 과잉 행동 장애)의 환경적 위험요소가 될 수 있다는 연구 보고도 나왔습니다. 이런 불소에 대한 다양한 논쟁 때문인지 수돗물 불소화를 줄곧 시행했던 이스라엘도 불소화를 중단했습니다. 그리고 핀란드, 독일, 일본, 네덜란드, 스웨덴 등도 먹는 물의 불소화는 시행하지 않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불소화 시행 나라는 미국입니다. 영국과 호주도 불소화 나라에 포함됩니다. 하지만 구강 건강에는 효과적인 불소가 전신 건강 및 어린이의 발달장애 간의 연관성이 있다는 연구가 계속 발표되고 있어서 그 논쟁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이렇게 먹는 물에 대한 논란이 있다면 안심하고 불소의 뛰어난 성질을 이용하는 방법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1. 전문가 불소 도포법
치과의사나 치과위생사가 치과에서 시행하는 불소도포 술식입니다. 점성이 있는 젤 형태가 주로 사용되는데 개인별로 준비된 트레이를 이용하면 트레이 안에 젤을 담고 위, 아래를 동시에 도포할 수 있습니다. 트레이를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면봉이나 면구에 젤을 묻혀 치아에 발라줄 수도 있습니다.
법랑질은 치아가 맹출 하는 시기에는 단단하지 않은 상태로 구강으로 나온 후 약 2년이 지나야 비로소 단단해집니다. 따라서 영구치가 맹출하고 2년 이내에 불소를 도포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입니다. 따라서 영구치가 다 올라오는 12세를 기준으로 하면 14~15세까지는 지속적인 불소도포가 필요합니다. 전문가 불소 도포법은 3~6개월마다 반복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2. 불소액 양치
학교 등에서 일주일에 한 번씩 양치하는 경우에는 수돗물 불소화와 같은 효과를 가질 수 있습니다. 현재 시중에서 판매되는 불소액은 0.05% 불화나트륨에 자일리톨을 가미한 것입니다. 약 10ml의 용액을 입 안에 머금고 30초 정도 가글 한 후 뱉어냅니다. 양치한 액을 삼켜서는 안 됩니다. 나이가 어릴수록 삼키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반드시 보호자의 감독이 필요합니다.
3. 불소 함유 치약
대부분의 치약에는 불소가 함유되어 있기 때문에 치약은 가장 흔한 불소 제재입니다. 일시적으로 불소 농도를 높여주는 전문가 불소도포와는 달리 매일 사용하는 불소 함유 치약은 불소농도를 지속적으로 유지시켜주는 장점이 있습니다. 삼키는 것이 조절되는 일정 나이가 되면 불소가 함유된 치약을 사용해 주시는 것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