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 진료실 엿보기
고대 이집트 시대부터 존재한 마녀 중에서 나쁜 마녀는 검은 옷을 입고 빗자루를 타고 다니며 대부분 주걱턱을 하고 있습니다. 나쁜 마녀는 왜 하나같이 모두 아래턱이 쭉 나온 주걱턱 모습일까요? 물론 사람마다 생각이 좀 다를 수는 있지만 일반적으로는 주걱턱이 풍기는 이미지가 혐오스럽고 퉁명스러워 마녀에게 어울리기 때문일 겁니다. 그리고 서양 사람들의 주걱턱 비율은 1% 정도이기 때문에 주걱턱 얼굴은 보기 힘들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중국, 일본 등 극동 사람들의 주걱턱 비율은 세계 최고로, 14%에 달합니다.
주걱턱은 윗니와 아랫니가 정상적으로 맞물리지 않는 부정교합의 일종입니다. 대부분 아래턱이 지나치게 커서 앞쪽으로 나와 있는 상태로 3급 부정교합(Class III)이라고 합니다. 주걱턱에는 유전적인 요인이 많습니다. 그래서 대게 가족 중에 비슷한 주걱턱을 가진 사람이 있지요. 엄마나 아빠의 한쪽이 주걱턱일 경우, 아이가 주걱턱일 확률은 20% 정도입니다. 부모 둘 모두가 주걱턱이라면 40% 이상의 확률이 되지요. 하지만 주걱턱의 절반 이상은 이런 유전적인 요인이 전혀 없는데도 생깁니다.
유전적 요인이 아님에도 주걱턱이 되는 경우는 어렸을 때 나쁜 습관이 굳어져서 생기는 것이 가장 많습니다. 별로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이지 않는 ‘습관’이 주범이라는 겁니다. 손가락을 빨거나 혀를 자꾸 내밀고, 음식을 씹거나 울 때마다 턱을 앞으로 내미는 습관이 있으면 정상적인 턱뼈를 가지고 있더라도 주걱턱이 될 수 있습니다. 특히 아래턱을 자꾸 습관적으로 내밀면 아래턱 성장이 자극이 되어 주걱턱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주걱턱의 치료는 다음과 같이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1. 1차 치료 (조기 치료)
골격성 반대교합이거나 기능성 반대교합인 경우에는 조기 치료로 바로 잡을 수 있습니다. 상악 전치가 맹출 하는 시기인 만 7,8세가 치료의 적기입니다. 골격성인 경우에는 상악골을 끌어당기는 견인치료, 기능성인 경우에는 치축을 개선시키거나 치아를 이동시켜 반대교합을 해소시켜줍니다. 하지만 모두 하악골의 성장이 본격적으로 이뤄지기 이전에 교합관계만 정상으로 잡아주면 많은 경우 하악골이 과성장하기보다는 정상 골격 성장 경향을 가지게 됩니다.
2. 2차 치료 (사춘기 성장 이후)
사춘기 성장이 끝나면 하악골의 성장이 거의 완료됩니다. 이때에는 단순 교정만으로는 만족스러운 결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 거의 수술을 동반한 교정 치료가 필요합니다. 성장이 완전히 끝나지 않은 애매한 시기에 수술을 받아서는 결코 안 됩니다. 완전히 성인이 된 후에 수술을 받아야 합니다. 잘못하면 수술 후에 턱이 다시 자라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주걱턱을 방지하기 좋은 적절한 시기를 놓치게 되면 예민한 사춘기 시절을 주걱턱으로 지내야 하는 아픔이 생깁니다.
가족 중에 주걱턱이 있어 아이가 걱정이 되거나 아랫니가 윗니보다 앞으로 나와서 습관적으로 자꾸 아래턱이 앞으로 나오는 아이의 부모님은 아이와 함께 치과에서 진단받아 보는 것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