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 치아의 치료
‘웃기는 상호 설문 조사’를 실시한 적이 있습니다. ‘돼지가 목청 따는 날’ 같은 노래방에서부터 치킨전문점인 ‘아디닭스’, ‘닭치거라’, ‘코스닭’, ‘꼴까닭’, 고깃집인 ‘돼지 웃통 벗는 날’ 등 독특하고 재미있는 상호가 많았습니다. ‘장팔팔’이라는 내과도 있었지만 치과는 단연 ‘아나파 치과’였습니다. 가장 무서워하는 병원으로 사람들이 갖고 있는 치과에 대한 이미지를 재치 있게 상호로 정한 것이지요.
치과 치료는 아플 것이라는 두려움에서 자유로운 환자는 없습니다. 물론 약간은 무덤덤한 분에서부터 주사 바늘 들어가기도 전에 소리를 지르는 예민한 분까지 다양하지만 통증에 대한 두려움은 누구나 있기 마련입니다. 치과에서 통증을 일으킬 수 있는 치료는 반드시 마취를 하게 되는데 아프지 않게 치료하려고 놓는 마취 주사 자체가 치과에서 가장 아픈 것 중에 하나니 아이러니지요?
치과에서 통증을 줄이기 위한 많은 방법이 연구되고 또 시행되고 있습니다. 간단하게는 주사를 놓기 전에 시행하는 도포 마취에서 아프지 않도록 압력을 조절하는 마취기, 통증을 줄여주는 레이저, 심지어 수면마취까지 그 방법도 다양합니다. 통증을 조절하는 방법이 다양하다는 것은 뭐 하나 아주 정확하게 통증을 없앨 수 없다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한 가지 방법으로 통증을 조절하기 어려운 것은 통증은 단순히 통증 관련 신경뿐 아니라 많은 감정적인 요소를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복합적인 신경심리학적 기전이라고 보시면 맞습니다. 따라서 통증의 조절은 단순히 생리적인 조절이 아닌 감정 심리의 조절도 중요한 요소인 것입니다. 치과 진료실이 어둡고 음산한 분위기에 지저분하다면 밝고 편안하고 안락한 분위기보다는 좀 더 통증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는 것이지요. 실제로 치과의사가 마취할 때 치위생사가 옆에서 환자의 손만 잡아줘도 통증에 대한 두려움이 덜해진다고 합니다.
통증의 감소를 위해 시도하는 방법은 다양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시행하기 어려운 것이지만, 외국의 치과들은 시도하고 있는 곳이 있는데, 바로 야한 옷을 입은 진료보조 어시스트가 옆에서 손을 잡아주는 것입니다. 통증에 대한 감정적인 요소를 조절하는 것이지요. 심지어 비키니를 입혔다가 경고를 받은 치과도 있다고 하니 우리나라와는 정서가 많이 다르긴 한가 봅니다. 하지만 그런 치과를 경험한 모든 남성들이 하나도 안 아팠다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고 하니 웃어넘길 일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치과에 찾아오는 분들은 여성이 더 많습니다. 정기적으로 구강검진을 받는 횟수도 남성에 비해 거의 2배입니다. 그렇다면 여성들의 통증 감소를 위해서는 제가 직접 속이 비치는 민소매에 들러붙는 옷을 입고 진료를 하면 어떨까요? 지금 저의 몸 상태면 더 아파하실 것 같고, 당장 피트니스센터에서 몸부터 만들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