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여름 방학 "선생님을 못 보는 게 너무 슬퍼요." 훌쩍이다 못해 꺼이꺼이 우는 우리 반 유니콘에게 이번 방학은 고작 2주라고, 우리는 금방 다시 만난다고, 위로 아닌 위로를 했던 여름 방학식. 초등학교 1학년 아이의 순수함이 여름의 초록빛처럼 반짝 빛났던 날. (미안한데 선생님은 작고 소중한 여름 방학이 너무 좋아♡)
#2. 마음 방학 미뤄두었던 정리를 시작했다. 냉장고를 시작으로 옷장, 책장 그리고 판도라의 상자 같은 아이들 장난감 상자까지. 주인의 손길을 애타게 기다리며 뒤엉켜있던 물건들을 하나씩 제자리에 놓아주고, 더 이상 필요 없어진 것들을 비워내고, 가을이 들어올 수 있는 만큼의 자리를 남겨두었다. 평소에 만나지 못했던 지인들에게 안부를 묻고 계절학기 같은 약속도 정하고 그간 읽고 싶었던 책들을 장바구니에서 주문 버튼으로 옮겨주었다. 여름휴가 목록을 체크하고, 가고 싶었던 전시회, 병원 검진 일정까지 비우고 채우고를 몇 번 반복하니 이제야 방학이 실감이 난다.
마음의 쉼표 하나,
바쁜 일상에 쫓겨 살다 보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되고 그게 나의 전부인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가끔씩, 조금 멀리 떨어져서 보지 않으면 놓치게 되는 것들이 얼마나 많은지. 천천히 살아온 시간들을 반추해 보고, 살아갈 날들의 방향을 다시 점검해 본다.
지난 시간들을 펼쳐놓고, 후회하고 반성도 하고 애쓰며 살아온 나를 위로도 했다가 감사한 일들이 참 많았구나 생각한다. 앞으로의 시간도, 삶을 더 애정하는 마음으로 살아야지. 잃어버리고 싶지 않은 꿈과 사람들, 소중한 것들을 꾹꾹 마음에 새겨 넣고 비로소 마음 방학이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