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은 사람을 닮았다.
겉표지부터 단번에 마음을 사로잡는 책이 있는가 하면 도통 읽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은 책도 있다.
하루를 토닥이는 안온한 위로가 되는 책이 있고, 읽는 내내 꼬장꼬장한 훈계에 마음이 따끔거리는 책도 있다.
단숨에 쉽게 읽히는 책도 있고
오래도록 아껴서 천천히 읽고 싶은 책도 있다.
한때 너무 좋아했지만 결국 잊혀지는 책도 있고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절대 지워지지 않는 책도 있다.
도무지 공감하기 어려운 책도 있고
모든 문장에 밑줄을 긋고 외우고 싶은 책도 있다.
한 사람을 책으로 표현한다면
우리는 서로에게 어떤 의미의 책이 될까?
책이 좋다. 가보지 못한 세상의 이야기를 듣는 것도, 다양한 마음의 결을 지닌 사람들의 생각을 만나는 것도, 책장을 넘길 때 사각거리는 소리도, 보드라운 종이의 질감도, 무엇보다 마음에 새겨지는 좋은 문장을 만나는 일이 참 좋다.
사람이 좋다. 내가 아닌 너를 통해 나를 새롭게 읽을 수 있어서. 마음을 쓰며 사는 일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달을 수 있어서. 삶이란 게 결국 우리 모두 자신의 외로움을 안고 함께 때론 각자 걷는 일이란 걸 알게 해 줘서.
아끼는 책을 음미하듯,
천천히 너의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듣는다.
문장과 문장 사이,
행간의 작은 의미도 놓치지 않으려 온마음으로 읽으며 생각한다.
너에게도 내가
오래도록 읽고 싶은 좋은 책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