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생사의 경계에서 - 2015년

by 에포트리슬리

법석을 떨려면 떨 일이요, 무심히 넘기면 또 넘길 일일 텐데.

대학 선배 언니를 보러 Queretaro 께레따로라는 도시에 다녀오던 길이었다. 7시간 넘게 걸리는 길인지라 밤 10시쯤 출발했는데, 몬떼레이에 도착하기 한 시간 반 전 쯤 엄청난 안개 지역을 통과해야 했다. 시야가 전혀 확보되지 않아 앞서가던 트럭의 후미등에 겨우 겨우 의지해 가고 있었는데 갑자기 눈앞에서 믿을 수 없는 광경이 펼쳐져 있었다. 바로 앞 길잡이가 되어 준 트럭이 옆으로 누워 있었다. 믿을 수 없는 사고에 상황 파악조차 못하고 있었는데, 다행히 노련한 나의 전담 택시 드라이버가 로살리오가 오른쪽으로 차를 틀어 우리는 사고를 면했다.

나중에 상황을 정리해 보니,

앞차가 너무 빨리 간다 싶어 로살리오가 약간 간격을 두고 가던 찰나에 사고가 났고, 갑자기 속도를 줄이면 또 뒤차가 충돌할 수 있어 오른쪽으로 차를 튼 것이다.

그보다 더 믿을 수 없는 것은 보통 도로 중간에는 다른 레인이 있어야 하는데 차를 튼 곳은 주차장(차들이 잠시 쉬어가는 공간)이었다. 일반 차선이었다면 사고가 날 수도 있었던 아찔한 순간이었다.


결국 계속 가기가 너무 무서워 한 시간 반 정도 기다리다가 안개가 조금 걷힌 후 돌아왔다.

계속 가까이 앞 트럭을 따라갔다면...

로살리오가 침착히 대응하지 못했다면...

우측으로 튼 곳이 주차장이 아니었다면...

하나님이 이 모든 안전 장비를 미리 준비해 놓지 않으셨다면...

모쪼록 사고 트럭 운전자가 많이 다치지 않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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