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나는 감사 2> 소소한 수다

말을 건네는 손들에 대하여

저 어제 몇 시에 잤게요?

일찍 잔 걸까? 늦게 잔 걸까?


맞춰보세요.


늦게?

빙고

12시 전일까? 후일까? 12시 30분?

아니요.


1시? 2시? 업?

밤샌 거야?

아니요. 4시 반이요.


남친과 톡으로 이야기했어요.

어제는 시간이 된다고 해서요.




-아직 얼굴을 보지 못한 채 일 년이 다 되어가는

남친과 밤늦게 수다를 떨었나 보다.

그렇게 밤은

서로의 일상을 천천히 확인하는 쪽으로

길어졌나 보다.

아마도 어제 있었던 반 대항 합창대회에서

1등을 받은 게 대화의 물꼬를 텄나 보다.




어서 와!

멈칫하지 말고 하고 싶은 거 다 해!

갑자기요? 아~ 읽으셨구나.


그런데 그렇게 멈칫한 적이 있었어?

많아요. 들이대다가 멈추지 못해서요.


그랬구나. 보기랑 다르네?

저 보기보다 남 눈치 많이 봐요.


(친구) 그런 모습 처음이네?

넌 남의 눈치 안 보는 줄 알았어.

흐흐~ 많이 봐!




이제 며칠 뒤면

졸업할 아이들이다.

아침부터 상담실을 찾아와

조잘조잘 대는 아이들이

오늘따라 유난히 살갑고 이쁘다.


헤어질 날이 다가오니까

더 마음이 후해지나?




학교상담사로서의

나의 역할을 잘하고 있다는

소심한 자기애가 슬그머니 올라온다!



오늘은
말을 건네는 손들이
유난히 가벼웠다.
— 모퉁이심리상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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