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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패왕 Sep 10. 2022

공조2-인터내셔널

남, 북, 미 공조로 악을 물리치자

공조 2- 인터내셔널(스포일러 거의 없음)     

1. 이 영화는 코믹 수사 액션물이다. 

  남과 북이 공조하는 이야기는 강철비, 백두산, 공작등의 영화가 있는데 이들은 진중한 정통 첩보 액션 장르라는 점에서 코믹 수사 액션 장르물인 이 영화는 다르다. 코믹장르를 택하여 적재 적소에서 웃음을 선사함으로써 관객들의 엄숙주의를 무장해제하고 친근감을 느끼게 해준다. 특히 처제인 민영(임윤아)의 허당 푼수 연기가 관객들의 웃음을 선사하고 미소짓게 한다. 모처럼 천박하지 않은 코믹물이 나온 것 같아 반갑다. 무엇보다 이러한 코믹요소는 서로간 불신과 경쟁으로 달아오르던 남의 진태(유해진), 북의 철령(현빈)과 미국의 잭(다니엘 헤이)이 진태의 집에서 비빕밥처럼 섞이어 서로간의 신뢰와 공조로 나아가게 하는 엔진 같은 역할을 한다. 흥행측면에서 감독의 코믹 전략이 관객의 취향을 제대로 저격한 듯 하다.              


2. 이 영화는 북한에 대한 우리의 집단 무의식이 반영된 영화이다.

북한은 우리의 적이자 동지이다. 이데올로기적으로 적이지만 문화적으로 같은 민족 한 형제이다. 대립하면서도 함께 살아야 할 대상인 것이다. 이러한 의식은 결국 북한을 이원적으로 다룬다. 북한 집권층과 인민으로 나누어 집권층은 악, 인민은 선으로 나누어 대응하는 영화가 있었다.(카인의 후예, 불꽃). 이러한 영화는 북한 공산당의 만행을 고발하며 북한 인민을 구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친다. 

 최근에는 북한 집권층을 이분법적으로 나눈다. 거기엔 현 최고 집권층인 백두혈통이 남북대화 북미대화에 나서는 점에 불만을 품은 북한 군부강경파를 근본악으로 설정하고 백두혈통을 온건평화세력으로 묘사한다. 북한의 강경군부가 악의 근원이라는 주장이다.  영화 (강철비)도 이러한 이분법으로 우리의 집단 무의식을 반영한 것이다. 

이번 영화 공조도 처형된 장성택을 생각나게 하는 북한 서열 3위 김정택과 그 직계부하였던 장명철(진선규) 근본 악으로 설정하고 남북대화와 북미수교를 위해 노력하는 집권층을 선으로 양분하고 있다.

 북한에 대한 우리의 집단 무의식은 이처럼 3가지 형태로 나타나곤 한다.       


3. 진태(유해진)의 북한을 대하는 방식

진태는 상관의 부탁에도 불구하고 북의 경찰 철령(현빈)과의 공조를 꺼려한다. 공산주의자라서 싫다는 것이 아니다. 그는 이데올로기적 접근을 거부한다. 대한민국을 위해서라는 거창한 명분도 없다. 이처럼 애국주의, 국가주의도 거부한다.  민족애, 형제애의 발로가 있었다면 공졸를 자원했을 텐데 그것도 아니다. 또 악을 물리쳐야 한다는 정의감이 넘쳤다면 곧바로 공조를 승낙했을 텐데 그것도 아니다. 

 진태는 아내가 반대한다는 이유로 공조를 거부했다.  가족이 생명의 위험에 처 할 수도 있다는 염려 때문이다. 지극히 소시민적 결정이다. 그러나 곧 그는 공조를 결정한다. 상관에게 자신의 승진을 약속하라고 조건부 승낙을 한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진태의 북한을 대하는 방식을 읽을 수 있다. 진태는 철저히 실용주의적인 자세로 접근한다. 북한 철령과 공조하면 자신은 아내가 그토록 원하는 승진을 할 수 있는 것이다. 

 흑묘백묘(黑苗白描)론,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된다는 태도가 실용주의의 본 모습이다. 이는 당연히 감독의 의도이다. 즉 이영화는 북한에 대해 이데올로기 접근이나 국가주의 접근,민족애 또는 정의감으로 접근하지 말고 실용주의적인 자세로 접근하자는 주장을 펼친 셈이다. 이러면 남북간의 전쟁을 반대하고 우리에게 이익 되는 점부터 협상하자는 태도로 이어진다. 현시점에서 마땅한 자세라 아니 할 수 없다.     

4. 이 영화는 남과 북, 그리고 미국의 공조를 염원하고 있다. 

무엇보다 이 영화의 미덕은 남과 북 그리고 미국의 공조를 염원하다는 점이다. 세명의 남과 북 미국의 경찰은 마약상 장명식을 수사하면서 처음에는 불신하며 대립하고 서로 공을 세우려고 경쟁하지만 우여곡절 끝에 공조를 선택한다. 세 사람이 공조 협력하는 후반부는 힘이 넘치고 잔잔한 감동도 일으킨다. 

일부 작위적인 장면도 없지 않지만, 이처럼 남과 북의 대화, 북미수교를 원하는 영화의 의도가 읽혀져 전체적으로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5. 맺으며

뛰어난 영화는 아니라도 500만은 동원할 수 있는 무난한 영화로 평가 된다. 이 영화는 교훈을 주려 하거나 억지 감동을 주려 하지 않는다. 억지스런 장면도 난해한 장면도 거의 없이 까탈스럽지 않고 자연스럽게 영화를 이어가는 것도 이 영화의 장점이다. 무거운 주제를 코믹요소로 승화해 소화해 내는 점은 칭찬받아 마땅한 요소이다. 파리채 액션등 인상적인 장면이 몇 있으나 소재나 표현에 있어 눈길을 확 잡는 요소는 다소 미흡한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남북 미의 3각 공조를 염원하는 미덕은 모두 깊이 새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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