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말하는 감자 농부
Feb 17. 2023
대기업 출근 4개월 차의 리뷰
프로젝트는 또 엎어진다
회사에 와서 가장 많이 한 일은 보고서와 계약서 작성이다. 그리고 새해가 된 후 달라진 담당자 찾기이다.
보고는 종류가 참 여러 가지인데.
KPI를 예시로 들자면 우선 전년도 10월쯤 연간 보고를 한다.
그리고 매분기별 분기 결과 보고를 한다.
월간을 기준으로 전월을 리뷰하고 이번달 목표 현황을 공유하며, 다음 달 목표를 보고한다.
그렇다면 KPI 하나의 아젠다로만 일 년에 보고가 10번 이상이라는 소리다.
보고가 아니라면 기안서가 있다.
기안서는 그래도 심플하다. 사전기안, 실행기안, 사후기안이 있다.(회사에 따라서는 이를 품의서로 작성하는 경우도 있다.)
문제는 1천만 원 이상의 모든 건이 이렇게 3벌이 세트라는 점이다.
나는 보통 3억 이상의 돈을 집행해 왔고, 많이 쓰는 달은 몇십억의 돈도 사용해 왔던 사람이다.
그럼 천만 원 단위로 나누면 기안서가 몇 개?
물론 사전, 실행, 사후는 일이 깔끔하게 잘 진행된 케이스이고, 실행되지 못했다면 실행 예정 기안을 한 번 더 진행해야 한다.
이건 실무를 위한 기안과 보고서에 대한 내용이고 비용 지급은 또 다른 이야기다.
지급의 경우에는 우선, 회계팀, 재무팀, 법무팀이 연관되어 있다. 관련 서류는 건마다 너무 다르다.
또 구매를 해와야 하는 경우에는 구매팀도 연관될 수 있다.
비용 지급을 위해서는 비용 지급 전 보고, 비용 집행 보고가 필요하다.
비용 지급 전 보고는 금액에 따라 서면에서 진행할 수 없고, 대면 보고가 필요한 케이스도 있다. 그럼 기한은 +2주가 추가된다.
4개월 사이에 내가 쓴 보고서는 이미 500장 가량되고, 계약서도 최종 검토본 기준으로만 200장 가량 작성하였다.
최종최종최종, 진짜 최종 보고서들은 묻어두더라도...
일을 위한 일이 많다는 말은 들었지만 이 정도인 줄은 몰랐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