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고독을 빚이라 불렀다
쪽박 찬 가슴에 눈물만 고인다고
스스로를 벼랑 끝으로 밀어 넣던 날
하지만 다시 보니,
메마른 산에 길을 내고
남몰래 샘물을 길어 올린 건
그 누구도 아닌
단아한 나의 두 발이었다
이제 낡은 외투 같은 자책은
벗어 던지기로 했다
새벽마다
내가 흘린 눈물로
세상을 적실 작은 빛이 되기로 했다
거울 속에 비친 서툰 얼굴들
지치고 짓눌려 있는 어깨들
말없이 꼬옥 안아주기로 했다
참고 버티는 삶이 아니라
살리는 향기가 되도록
당신뿐만이 아니라
나까지도
#작가의 말_세상을 적실 빛이 되기 위해, 먼저 제 안의 샘물을 사랑하기로 했습니다. 거울 속 서툰 나를 안아주는 온기가 이 글을 읽는 당신에게도 닿기를 바랍니다. '나까지도' 사랑하겠다는 이 선언이 당신의 어깨도 조금 가볍게 해주길 꿈꿔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