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광활한 우주에
내가 머물 곳은
오직 너라는 궤도였다
나는 너의 위성이 되어
너의 자전축을 따라 묵묵히 밤을 지키며
네가 잠든 사이에도
너의 바다를 밀어 올리고
네 영혼의 밀물과 썰물을 다스리던
외로운 궤도였다
때론 나는 너의 별이었다
네가 길을 잃고 캄캄한 숲을 헤맬 때
천 년 전부터 너를 향해 달려온 빛줄기가 되어
너의 눈동자 속에 고여
가장 먼저 아침을 깨우는 고독한 눈부심이었다
별이 되어 너를 감싸고
별이 되어 너를 비추는 일은
내가 태어나기 전부터 설계된 나의 숙명
우리가 잠시 멀어진 지금도
나는 너라는 무게 중심을 놓지 못해
추락하는 순간조차 빛나는 궤적을 그리며
오직 너를 향해 타오르고 있다
언제나 밤하늘이 무겁게 가라앉을 때
그 자리에서 가장 먼저 눈을 뜨는
나는 너의 위성이자 너의 별이란 것을
※ 작가 소개: 기안장_브런치 작가, 2025년 항공문학상 우수상, 2024년 원주신문 올해의 오피니언상, 밀리의서재 올해의 밀리로드 Top 50, 문장21 시부문 신인문학상, 문학광장 수필부문 신인작가상 수상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