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사랑의 가두리

I시집. 인연 공식이 그대였으면 해I

by 작가 기안장


줏대 있게 생애의 욕심을 내련다


하나를 버려야 하나를 얻는다는

가련한 세상의 산법(算法) 따위,

내 불꽃으로 다 태워버렸다


나의 왼편엔 낡은 서랍 속 일기장을,

나의 오른편엔 타오르는 문장을,

양손 가득 올려 놓고

내 사랑의 가두리에 가두련다


이 둘은 탐욕이 아니라,

'나'인 것을

뿌리 없는 꽃이 어디 있으며

꽃 피우지 못하는 뿌리가 무슨 소용이 있으랴

단단한 대지 위에

뜨거운 비를 내려

거대한 숲을 이루는 것을 보아라


비릿한 생애의 맛도,

애닮은 그리움의 정도

이제는 피해갈 곳 없는 나의 영토

심장이 멈추는 날까지

결코 열리지 않을 가두리의 빗장

가장 무겁기도

미련하기도 한 생애의 약속인 것을




#영리한 세상은 하나를 버리라 말한다. 미련한 나는 둘 다 품고 타 죽기로 했다. 이것이 나의 줏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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