줏대 있게 생애의 욕심을 내련다
하나를 버려야 하나를 얻는다는
가련한 세상의 산법(算法) 따위,
내 불꽃으로 다 태워버렸다
나의 왼편엔 낡은 서랍 속 일기장을,
나의 오른편엔 타오르는 문장을,
양손 가득 올려 놓고
내 사랑의 가두리에 가두련다
이 둘은 탐욕이 아니라,
'나'인 것을
뿌리 없는 꽃이 어디 있으며
꽃 피우지 못하는 뿌리가 무슨 소용이 있으랴
단단한 대지 위에
뜨거운 비를 내려
거대한 숲을 이루는 것을 보아라
비릿한 생애의 맛도,
애닮은 그리움의 정도
이제는 피해갈 곳 없는 나의 영토
심장이 멈추는 날까지
결코 열리지 않을 가두리의 빗장
가장 무겁기도
미련하기도 한 생애의 약속인 것을
#영리한 세상은 하나를 버리라 말한다. 미련한 나는 둘 다 품고 타 죽기로 했다. 이것이 나의 줏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