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움이라는 조용한 불빛

I누가 행복한 사람인가I

by 작가 기안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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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움이 밀려오면 밤하늘의 작은 별 하나가 떠오른다. 외따로 떠 있어도 묵묵히 제 자리를 지키는 별 하나가, 무척 쓸쓸해 보인다.

그러나 별빛은 꺼지지 않는다. 마치 해가 지면 어둠의 그림자를 뚫고 스스로 빛난다. 외로움은 늘 삶의 언저리에 머무는 빛과 같다.

사람은 저마다 자신만의 빛을 지닌 채 이곳에 왔다가, 그 빛을 남기고 떠나는 존재다. 결국 외로움이라는 감정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

어찌 보면 모순된 감정이다. 사람들 틈에서도 마음의 자리가 비어 있을 때가 있고, 혼자 있어도 충만할 때가 있다. 홀로 있는 것을 잘 견디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못한 사람도 있다. 함께 사람들 사이에 서 있어야만 힘이 나고 에너지가 넘치는 사람들도 있다.

외로움을 받아들이는 방식은 사람마다 다르다. 나 같은 사람은 그 감정을 즐긴다. 여러 사람이 모여 떠들고 웃는 활기찬 모습보다는, 고요 속에서 키보드를 두드리는 게 훨씬 편하다. 모든 소리가 가라앉은 정적 속에서 키보드 소리를 들을 때, 오히려 생동감을 느낀다. 외로움을 이겨내는 또 다른 접근 방식이다.

물론, 젊은 시절에는 마음 한곳이 비어 있는 듯했고, 그 자리에서 조용히 울고 있는 나를 보곤 했다. 세상과 나를 이어주는 다리 하나가 없어, 공허한 슬픔을 껴안고 울기도 했다. 서글픈 감정의 시간이었다.

그러나 나이가 들수록, 짙은 외로움 속에서 나를 만났다. 세상과의 연결이 느슨할 때, 나를 들여다보는 기회를 얻었다. 그동안 외면했던 감정들, 억눌렀던 상처들, 그리고 잊고 지냈던 꿈을 다시금 떠올리곤 했다. 오랜 기간 외로움을 이겨내며 얻은 시간 활용법이다.

헌데, 심각한 것은 회피의 태도다. 텅 빈 공백처럼 느껴지는 마음의 압박을 이겨내지 못할 때 생긴다. 마음속 빈자리를 마주하기 두려워, 관계를 과하게 맺고 소셜미디어sns에 자신을 과시하며 소음을 만들어낸다.

하지만 외로움 속에서 사랑을 배웠고, 세상 이치를 깨닫고 싶은 질문들을 마음 속에서 키웠다. 외로움이 찾아오면, 그것은 결핍이 아니라 내가 살아 있다는 신호임을 알아차리면 된다. 외로움은 삶의 공백이 아니라, 내가 나를 들여다볼 수 있는 조용한 통로다. 내면을 일깨우는 신호다.

그 신호를 조용히 따라갈 때, 비로소 내가 지닌 별빛 속으로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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