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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정배 Nov 26. 2024

AI와 일자리: 대체될 것인가 대체할 것인가

AI와 미래 사회

인공지능(AI)으로 인한 일자리 대체가 시작됐다. IBM은 23년 8월, 약 8천 개의 일자리를 인공지능으로 대체하겠다고 발표했다. 실제로 올해 초 IBM을 포함한 알파벳, 아마존 등 204개의 기술 회사에서 약 5만 개의 일자리가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23년 2월 기업 리더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48%가 직원을 챗GPT로 대체했다고 응답했으며, 30%는 향후 6개월 이내에 사용을 시작할 것이라 대답했다. AI를 어디에 사용하는지 확인해 본 결과 코드 작성(66%), 카피라이팅이나 콘텐츠 제작(58%), 고객 지원(57%), 회의나 문서 요약(52%) 등이었다.


이처럼 기업은 AI를 적극 활용하고 있으며 앞으로는 AI 도입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는 업무의 대체이지 직업의 대체는 아니다. 기업은 AI를 활용하고 싶어 한다. 그러나 AI를 다룰 수 있는 사람 자체가 부족하다.


AI는 완벽하지 않다. 다들 자동화를 쉽사리 말하지만, 기업이 원하는 것은 산업 로봇들이 하는 단순 반복 업무가 아니다. 적어도 지금의 AI 활용에는 인간의 전문성이 필요하다. IBM은 23년 12월부터 모든 직원을 대상으로 AI에 대한 대대적인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AI는 인간이 직접 다룰 때 가장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결국 AI가 인간을 대체하는 게 아니라 AI를 다룰 수 있는 새로운 전문가들에 의해 대체될 것이다. 즉, AI를 다룰 줄 아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으로 나뉘게 될 것이란 의미다. 

가령 내비게이션, 우버, 카풀 앱 등의 등장으로 기사들의 수입이 줄어들었다. 이전에는 지리를 잘 아는 것이 힘이었다면 이제는 누구나 지리를 쉽게 파악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즉 이는 운전자 수의 감소가 아닌 기존 전문가들의 임금 하락 요인으로 이어졌다. 


자율주행의 등장은 택시나 버스기사의 일자리를 위협할 것이다. 동시에 운전면허가 없는 사람들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자율주행 승합차를 구매해 반려견 전용 이송 서비스와 같은 자신만의 서비스를 제공하게 될 기회가 열리기 때문이다.

'새벽동행 자율주행 버스'가 11월 26일 첫 운행을 시작했다. 출처=내 손안에 서울

AI로 인한 일자리 감소보단 미숙련자의 배제 문제가 더 두드러질 것이다. 또한 기존에는 아는 것만으로도 힘이 되었던 것들의 가치 상쇄도 불가피하다. 반대로 AI를 활용하는 사람에게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일반인에게 없던 전문성을 높여주거나 전문가들의 업무강도를 낮춰주는 장점도 가시화될 것이다.


기술 철학자 질베르 시몽동은 다음과 같이 이야기했다. “기계가 자신의 역할을 박탈할 것이라 생각하는 ‘노동자로서의 인간’이 아니라 기계를 이해하고 활용할 줄 아는 ‘기술자로서의 인간’이 되어야 한다”고. 변화에는 불안감이 동반된다. 그렇다고 그저 두려워만 하고 있다면 변화에 반응한 사람들에 의해 대체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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