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즈컴트루
파티플래너가 되고 싶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9살 첫번째 꿈은 글쓰는 사람이었고, 10살이 되어서는 카피라이터가 되고 싶었어요. 11살이 되면서 카피라이터에서 광고기획자로 꿈이 바뀌면서, 줄곧 한가지만 생각했습니다. 무언가를 만들고 싶었고, 결과물을 보고 싶었고, 표현을 하고 싶었고, 사람들과 소통하고 싶었습니다.
스물둘, 인생의 진로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해야했던 그 겨울, 나는 우연한 기회에 로망이었던 대형 광고기획사에서 3개월간의 아르바이트를 경험하고 지극히 현실적인 이유로 꿈을 바꾸기로 했습니다.
나는 항공사에 입사 시험을 보기로 결심했습니다. 지금만큼은 아니겠지만 당시에도 취업은 대학생들에게 험난한 여정이었던지라, 주변의 많은 취준생들이 100개에 가까운 원서를 쓰곤했었습니다. 하지만 나는 심사숙고 끝에 4개의 회사에 원서를 쓰기로 했습니다. 아시아나항공, 삼성 에버랜드, CJ올리브영 해외영업부, 한화 리조트개발 부문.
공통점이 보이시나요?
나는 내가 하고 싶지 않은 것을 잘 하지 못합니다. 내가 일하는 모습이 상상되지 않는 회사에는 진심을 담아 원서를 쓸 수가 없었어요. 하지만 어쩌면 허울좋은 핑계이고, 나는 그냥 놀고 싶었던 걸까요? 철없는 스물넷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저 일도 놀이처럼 삶도 즐기듯이 그렇게 살고싶었습니다.
그래서 파티플래너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사람들의 즐거운 날, 특별한 테이블을 꾸미고 공간을 만들고, 내가 만들어낸 장소에서 모두가 행복해하고.
프랑스책방의 책방지기가 된 지금, 어쩌면 나는 내가 하고 싶었던 파티플래닝도, 창조도, 게스트의 초대도, 사람들과의 소통도 전부 이 곳에서 하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여기는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살롱'입니다.
이제 나는 상담을 해보고 싶습니다. 이야기를 나누고, 고민을 공유하고, 더 나은 해결책을 함께 도모하고.
나는 그런 공간이, 그런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누군가 인생의 고민이 생겼을때, 아 그 언니! 하고 나를 떠올려준다면 더없이 기쁠 것 같다는 생각. 나는 현명하고 지혜로운 할머니가 되고 싶어요.
호호할머니가 되어서, 책방에서 코코아 한잔(이라고 쓰고 와인이라 읽는다) 내어주며, 어서 이야기해보렴-
내새끼에게도 내남편에게도, 내친구에게도 내후배에게도 그런 사람일수 있다면 참으로 환상적일 것 같아요.
그래서 내게 새로운 사람의 삶을 들여다보는 일은 꽤나 흥미롭고 즐겁습니다. 인간이 궁금하고, 즐거워서 이렇게 징글징글하게 사람을 만나는 일을 하는데도 아직은 사람이 좋습니다. 때로는 인류애를 상실하고, 샤발샤발 욕을 하지만, 그때뿐. 나는 또 금방 인간에 대한 애정을 되찾습니다.
따뜻한 어른이 되고싶습니다. 이것이 지금 나의 욕망입니다.
드림즈 컴 트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