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잣말
나이가 들어가면서 사람들에게 나타나는 비슷한 행동이 있다.
그중에 하나가 '혼잣말'.
나는 20대 때 자취하면서 집에서 했던 행동 중 하나가 혼잣말이었다. 집에 화분을 키우고 있었는데 화분에게 물을 주며 "쑥쑥 잘 커라"라는 등 화분에게 말을 했었다. 그때는 그냥 그게 재미있었다. 혼잣말보다는 사물과의 대화 정도였다.
나이가 들면서는 조금씩 생긴 진짜 혼잣말이 있는데, 무언가 찾다가 "내가 어디에 뒀었지?"라며 마음속의 생각을 말로 하게 되었다.
혼자 있을 때는 상관없지만, 누군가와 함께 있거나 밖에 있을 때는 순간 멋쩍어지게 된다.
회사에 내 또래의 직원분이 몇 있는데, 그중 어떤 남자 직원이 어느 날부터 현재 무엇을 하고 있는지 보지 않아도 알 수 있는 경우가 있었다.
그건 그분이 무거운 짐을 들거나, 옮길 때이다.
어떻게 아느냐?
그건 다음과 같은 혼잣말을 하기 때문이다.
"으랏차차"
"아이쿠"
"으쌰"
혼잣말이긴 한데 행동을 말로 표현을 한다.
음.. 지금 무슨 상황인지 생중계를 해주고 있는 느낌이랄까.
일을 하다가 저 소리가 들리면 무언가 옮기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오늘 GTX-A를 타고 서울역에 왔다. GTX-A는 워낙 깊은 지하에 있어서 KTX를 타기 위해서는 엘리베이터를 타는 것이 유리하다.
나 역시 엘리베이터를 타기 위해 줄을 섰다. 많은 사람이 몰리기 때문에 한 번 정도 엘리베이터를 보낸 후에나 탈 수 있는데 내 바로 뒤에 서 있는 아저씨의 말소리가 들렸다.
"아, 사람이 이렇게 많으면 언제 가지?"
일행이 있는 줄 알았다. 누군가에게 말하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행이 없었다.
2대의 엘리베이터 중 우리 줄 옆의 엘리베이터가 먼저 와서 사람들이 우르르 타니까 또 이렇게 말했다.
"저기가 먼저 왔네."
"아.. 많이 탈 수 있네. 생각보다 빠르네"
다 기억나진 않지만 이 상황을 말로 생중계하고 계셨다.
이 아저씨의 행동이 우습거나 한 건 아니다.
우린 왜 혼잣말을 할까? 생각해 보았다.
내가 내린 결론은 '혼자'라서다.
무거운 짐을 들고 옮기는 것을 누군가 알아줬으면,
내가 처음 타는 엘리베이터 앞에서의 상황을 공유하고 싶은 것.
나이가 들수록 우리는 누군가와 함께하고 싶은 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