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기업 스톡옵션 설계

- 제대로 설계하려면 무엇을 챙겨야 하나?

by 티에스피 tsp

스톡옵션 제도를 도입하려는 벤처기업 대표들이 가장 먼저 찾는 것은 대개 세무사나 회계사다. "행사 시 세금이 얼마나 나오나요?", "법인세 손금 처리가 되나요?" 이런 질문들이 쏟아진다. 물론 세무와 회계는 중요하다. 하지만 현장에서 스톡옵션 관련 여러가지 이슈를 들여다보면, 회계와 세금 문제 이전에 제도 설계의 기본 뼈대가 흔들려서 발생하는 경우가 훨씬 많다.


스톡옵션은 단순한 보상 도구가 아니다. 핵심인재를 붙잡고, 투자자와의 관계를 조율하며, 언젠가 맞이할 상장이나 매각의 출구전략과도 맞닿아 있는 복합적인 경영 수단이다. 뼈대부터 단단히 세운 뒤, 그 위에 세무와 회계라는 살을 올리는 순서로 이야기를 풀어가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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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지분 희석은 반드시 먼저 계산하라


스톡옵션이 행사되면 신주가 발행되고 그 순간 기존 주주의 지분율은 낮아진다. 창업자 입장에서는 내가 만든 회사의 지분이 줄어드는 것이고, 기존 투자자 입장에서는 지분 희석(dilution)이 되는 것이다. 많은 벤처기업이 이 계산을 고려하지 않다가, 시리즈 B 투자를 앞두거나 IPO를 준비하는 시점에서야 "이렇게까지 희석될 줄 몰랐다"는 탄식을 뱉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전체 스톡옵션 풀(Pool) 규모를 사전에 확정하는 것이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 통상 발행주식 총수의 10~15% 수준에서 시작하되, 향후 추가 부여를 위한 여유분도 남겨두어야 한다. 더 중요한 것은 타이밍이다.


투자 유치 전에 풀을 설정하느냐(Pre-money), 투자 후에 설정하느냐(Post-money)에 따라 창업자가 부담하는 희석 효과는 달라진다. 투자자는 Pre-money 기준으로 풀 설정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희석 부담을 사실상 창업자에게 넘기는 구조라 할 수 있다. 협상 전에 반드시 시뮬레이션을 돌려봐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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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Vesting 설계가 제도의 생명력을 결정한다


스톡옵션의 본래 목적은 핵심인재를 붙잡아 두는 것이다. 그런데 설계가 잘못되면 오히려 이탈을 부추기는 역효과가 난다. 가장 검증된 구조는 '1년 Cliff + 3년 Graded'다. 입사 후 1년을 채워야 옵션의 일부가 비로소 가득(Vest) 되고, 이후 3년에 걸쳐 매년 일정 비율씩 추가로 가득되는 방식이다. 실리콘밸리에서 표준처럼 굳어진 이 구조가 국내 벤처에서도 가장 무난하게 작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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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Vesting 일정보다 더 중요하게 다루어야 하는 것이 있다. 바로 퇴직 시 처리 조건이다. 업계에서는 이를 'Good Leaver / Bad Leaver' 조항이라고 부른다.


Good Leaver란 자발적 퇴직이나 권고사직처럼 귀책사유 없이 회사를 떠나는 경우다. 이 경우 이미 가득된 옵션은 행사를 허용하고, 아직 가득되지 않은 옵션은 소멸시키는 것이 일반적이다.


반면 Bad Leaver는 중대한 비위나 경쟁사로의 이직처럼 회사에 해를 끼치는 방식으로 떠나는 경우다. 이때는 가득된 옵션마저 취소하거나, 회사가 낮은 가격에 되사는 조항을 부여 계약서에 명문화해두어야 한다. 이 조항이 없는 계약서는 분쟁의 씨앗을 품고 있는 것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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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행사가 설정은 생각보다 훨씬 복잡하다


스톡옵션의 행사가는 법적으로 시가 이상이어야 한다. 그런데 상장되지 않은 벤처기업의 '시가'를 어떻게 산정할 것인가는 생각보다 훨씬 까다로운 문제다.


세법상 비상장주식의 가치는 순자산가치와 수익가치를 가중평균하여 산출한다. 그런데 이 계산 결과는 최근 투자 라운드에서 형성된 거래가격과 괴리가 생기는 경우가 흔하다. 과세당국은 시가를 높게 보려 하고, 회사는 시가를 낮게 산정하여 그만큼 낮아지는 행사가로 인재에게 더 큰 혜택을 주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한편 행사가가 낮으면 보상이 커지는 이점이 있지만 지나치게 낮게 설정하면 저가 양수로 인한 증여세 문제가 불거질 수 있고. 반대로 행사가가 너무 높으면 피부여자 입장에서 경제적 이익이 없어 동기부여 효과가 사라진다.


한 가지 실용적인 조언을 덧붙이자면, 시리즈 투자가 진행될수록 주식 가치가 올라가면서 스톡옵션 행사가도 높아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핵심인재 영입 협상에서 "지금 합류하면 현재의 낮은 행사가로 옵션을 받을 수 있다"는 논리는 실제로 유효한 설득 카드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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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째, 투자계약서를 반드시 먼저 열어보라


VC(Venture Capital) 투자를 받은 벤처기업이라면, 투자 계약서 안에 이미 스톡옵션과 관련된 조항이 숨어 있을 가능성이 높다. 제도를 설계하기 전에 반드시 투자계약서를 먼저 검토해야 하는 이유인데, 특히 주의해야 할 조항은 세 가지다.


첫 번째는 refixing 조항이다. 주가가 특정가격 이하로 떨어질 때 투자자의 전환가격이 자동으로 하향 조정되는 구조라면, 창업자의 희석 부담이 예상보다 훨씬 커질 수 있다. 두 번째는 옵션 풀 규모에 대한 사전 합의 여부다. 일부 VC는 투자 조건으로 특정 규모 이상의 풀 설정을 요구하기도 한다. 세 번째는 우선매수권(ROFR) 조항이다. 피부여자가 주식을 양도하려 할 때 기존 주주가 우선적으로 매수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면, 피부여자의 현금화 경로가 제한된다. 이러한 조항들을 모르고 제도를 설계하면, 나중에 계약서끼리 충돌하는 상황이 벌어진다.



다섯째, 출구전략과 연동하지 않으면 제도가 유명무실해진다.


스톡옵션은 결국 피부여자가 언제, 어떻게 현금화할 수 있느냐가 핵심이다. 이 경로가 막혀 있으면 아무리 많은 옵션을 받아도 종이 위의 숫자에 불과하다. IPO를 준비하는 기업이라면, 상장 후 보호예수(Lock-up) 기간 동안 주식 매도가 제한된다는 점을 반드시 염두에 두어야 한다. 옵션을 행사하고 주식을 취득했더라도 일정 기간 팔 수 없다면, 그 사이 주가가 급락할 경우 오히려 세금만 내고 손실을 보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


M&A 시나리오에서는 미가득 옵션의 처리가 핵심 협상 포인트가 된다. 인수합병이 일어났을 때 아직 가득되지 않은 옵션을 즉시 가득시켜 주는 조항을 Acceleration이라고 한다. 이 조항이 없으면, M&A 발표 직후 핵심인재가 미련 없이 짐을 싸는 일이 벌어진다. 남은 옵션이 없으니 버틸 이유도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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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째, 피부여자가 이해해야 제도가 작동한다.


제도가 아무리 정교하게 설계되어 있어도, 피부여자가 그 가치를 체감하지 못하면 동기부여 효과는 제로다. "행사가 5,000원짜리 옵션 1만 주를 받았다"는 말만으로는 부족하다. "지금 기업가치 기준으로 상장 시 주가가 3만 원이 된다면, 세후 수익은 약 얼마가 된다"는 구체적인 시나리오를 함께 제시해야 한다.


퇴직하면 옵션이 어떻게 되는지, 세금은 언제 얼마나 내는지도 처음부터 명확하게 안내해야 한다. 내부적으로는 부여 일자, 수량, 행사가, 가득 현황, 행사 현황을 체계적으로 기록하는 관리 대장을 운영해야 한다. 향후 감사 대응이나 IPO 준비 과정에서 이 기록이 없으면 상당한 곤란을 겪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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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째, 세무 — 언제 내느냐가 전부다.


뼈대가 세워졌다면 이제 숫자를 올릴 차례다. 스톡옵션 과세는 행사 시점과 양도 시점, 두 단계에서 터진다. 행사 시점에는 시가와 행사가의 차이가 근로소득으로 잡힌다. 현금이 들어온 것도 아닌데 최고 45%의 세율이 적용될 수 있다는 점이 피부여자에게 가장 큰 충격으로 다가온다.


이 충격을 줄여주는 것이 벤처기업 스톡옵션 과세 특례(조특법 제16조의2)다. 요건을 충족하면 행사 시 과세가 양도 시점까지 이연되고, 연간 5천만 원까지는 비과세다. 핵심 요건은 네 가지다. 벤처기업 재직 중 부여, 부여일로부터 2년 이상 경과 후 행사, 주총 특별결의, 행사 당시 벤처기업 요건 유지. 하나라도 빠지면 특례는 없다. 제도 설계 시 이 요건을 역산하여 Vesting 일정을 맞춰두는 것이 핵심이다.


법인세는 방식으로 갈린다. 신주 발행형은 손금 불가, 차액 현금지급형은 지급 시 손금 가능이다. 인재에게 유리한 구조와 법인에게 유리한 구조가 엇갈리는 지점이므로 초기에 방향을 결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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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덟째, 회계 — 비용은 반드시 나누어 인식한다



회계 처리의 핵심은 두 가지다. 어떻게 측정할 것인가, 그리고 얼마씩 나누어 인식할 것인가.


측정은 부여일 기준 공정가치로 한다. 통상 Black-Scholes 모형을 쓰는데, 비상장 벤처기업은 변동성 데이터가 없다는 점이 현실적 난관이다. 유사 업종 상장사의 역사적 변동성을 참조하되, 어떤 값을 왜 썼는지 반드시 문서화해두어야 한다. 이것이 감사 대응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식은 Vesting 구조에 따라 달라진다. Cliff Vesting이면 가득기간 전체에 균등 인식, Graded Vesting이면 각 단계별로 별도 가득기간을 적용하여 초기에 비용이 더 몰린다. 같은 금액의 옵션이라도 Vesting 구조에 따라 연도별 비용이 달라지므로 재무 계획에 반드시 반영해야 한다.


성과조건이 주가 연동이면 시장조건으로 보아 가득 여부와 무관하게 비용을 인식하고, 매출 목표처럼 내부 성과에 연동되면 비시장조건으로 보아 매기말마다 가득 가능성을 추정하여 비용을 조정한다.


이 둘을 혼동하면 비용이 크게 왜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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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톡옵션은 제대로 설계되면 현금 없이도 인재를 확보할 수 있는 강력한 도구다. 하지만 설계가 잘못되면 내부 분쟁과 신뢰 문제를 유발하는 위험 요소가 된다. 지분 희석, Vesting, 행사가, 투자계약, 출구전략까지 구조를 먼저 설계하고, 세무와 회계로 완성하는 것이 핵심이다.


순서를 지키는 것만으로도 절반은 성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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