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 자랑은 결국 부모의 위안일 뿐
찜질방에서 어떤 아주머니가 툭 던지듯 말하며 아줌마들 무리에서 일어섰다.
"내 자식 자랑할 것도 아니고, 흉 없는 자식 어딨어. 다 부모 욕심이지. 근데 내가 남의 자식 이야길 들어야겠어? 관둬."
그 말이 참 낯익었다.
내 마음 깊숙한 데서 들은 적 있는 말 같았다.
아니, 사실 나도 누군가에게 하고 싶었던 말이었을지도.
요즘 왜 이렇게 ‘딸바보’, ‘아들바보’가 많은지 모르겠다.
자식 자랑이 왜 미덕이 되었는지,
그게 왜 SNS에 올릴 콘텐츠가 되었는지.
사실 알고 보면,
그 자랑은 자식이 잘나서가 아니라 부모가 견디고 있어서 가능한 일 아닐까.
자식은 다 거기서 거기다.
어차피 늦게 자고 / 유튜브 보고 / 말 대꾸하고 / 할 일 미루고 / 공부 안 하고 / 자기 방 청소도 안 한다.
다만 누구 집은 부모가 조용히 참는 거고
누구 집은 소리 내서 꾸짖는 것뿐이다.
자랑이라는 건 그 많은 갈등과 고비를 그냥 침묵하고 있는 부모의 선택이다.
그래서 찜질방 그 아주머니의 말이 그날따라 명언처럼 들렸다.
"내 자식 흉도 내가 참는 거고 내 자식 자랑도 내가 하고 싶은 거지. 근데 왜 남의 자식 얘길 내가 들어야 해?"
참 솔직하고 시원하다. 그러면서도 왠지 가슴이 먹먹했다.
우리는 누구나 자식을 자랑하고 싶은 욕망도 있고 누구보다 실망하고 싶은 슬픔도 있다.
그 중간에서 매일 흔들리고
그러면서도 바깥에선 괜찮은 척
집에서는 괜찮아지길 바라는 욕심.
어쩌면 아이가 잘 자라는 게 아니라
부모가 잘 버티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이 글은
자식 자랑이 하고 싶지만 차마 입 밖에 꺼내지 못했던 당신에게
혹은
자식이 밉지만 그 밉다는 말을 꺼내기도 미안한
모든 부모에게 바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