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광조를 만난 날, 아들이 전기수가 되다

과거와 현재의 대화가 만든 아들의 자신감

by 꿈달

오늘 아들이 역사 수행평가를 쳤다.


조광조가 좋아서 큰별쌤 강의를 무려 세 번이나 듣고, 조광조의 개혁이 왜 필요한지, 지금 우리나라에도 필요한 정책이라고 이야기하며 보고서를 준비했다고 했다.


조사하고 정리하면서 중종의 정치와 선택이 안타까웠다고 했다.

엄마, 내가 조광조라면 나도 똑같이 했을 거야.”

그리고 자신은 조광조가 이 시대 필요한 사람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내가 말했다.

"조광조 같은 사람은 역사 쉽게 부러지거나 뿌리째 뽑히지.”

그러자 아들은 곰곰이 생각하다가 말했다.

"우유부단하고 기회에 따라 움직이면 오히려 개혁에 방해가 돼요.”


순간, 아들이 단순히 역사적 사실을 외운 것이 아니라 인물의 성격과 선택 그리고 결과까지 이해하고 있다는 것이 느껴졌다. 역사 속 인물과 과거의 사건을 현재와 연결해 고민하는 모습이 참 대견했다.

객관식 점수는 낮았지만, 아들은 조광조 인물 탐구에서 옳고 그른 문제를 넘어서 과거와 현재의 대화를 나눴다. 그 점이 부모인 내게는 무엇보다 자랑스럽다.

오늘 아들은 역사 수업에서 단순 암기가 아닌 선택과 책임을 이해하는 작은 철학자가 된 느낌이었다.


자신의 역사 지식은 아직 짧지만, 강의를 듣고 문제의 의미와 이해를 알게 되니 한숨도 나오고 친구에게 스토리를 들려주니 친구가 재미있다고 했다며 자신이 전기수가 된 기분이라고 자랑한다.

매거진의 이전글수행평가를 함께하며 깨달은 배움과 교육 혁신의 현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