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을 왜 하는지는 대답할 수 없지만

수학을 하면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져

by 꿈달

아들은 수학을 싫어한다.

어떻게든 안 하려는 이유를 매일 새로 만든다.


“학원에서 하고 왔잖아.”

(엄마 속: 그건 시간만 떼운 거지.)

“수학을 왜 해야 하는데?”

“수학을 하면 뭐가 좋아? 시험 잘 보는 거 말고.”

“나중에 어디다 써먹는데?”

“수학이 뭔데 사람을 괴롭혀?”


수학을 싫어하는 아들은 수학이 하기 싫은 이유를 가지도 넘게 늘어놓을 기세다. 그런데 아이의 말 속에는 단순한 반항이 아니라 수학을 해야한다는 걸 이해하고 싶지만 아직 수학과 관계에 있어서 부정적 감정’이 숨어 있다.


나는 말한다.

“수학을 하면 뭐가 좋은지는 딱 말하기 어렵지만 세상을 보는 눈은 달라져.”

나는 아이에게 삼각형 프랙탈 사진을 보여줬다.

아들은 잠시 보더니,

“어지러워… 그게 뭐.” 그리고는 짜증을 냈다.

“이 원리는 누군가의 관찰에서 시작됐을 거야.

‘이거 뭐지?’ 하고 바라보다가

‘패턴이 있네?’

‘규칙이 있네?’

이런 식으로 말이지.”


나는 잎사귀 프랙탈과 눈꽃 사진을 확대해 보여주었다.

아이는 스마트폰을 손가락으로 확대하며 물었다.

“이거… 규칙이 뭐야?”

그게 바로 시작이었다.


정삼각형 안에 닮은 삼각형을 계속 그리며 나는 프랙탈 원리를 설명했다.

아이는 눈을 반짝이며 사진을 다시 보더니

“헐…” 하고 외쳤다.

그게 관심이다.

그게 깨달음의 첫 숨이다.


나는 덧붙였다.

수학을 좋아하는 어떤 영국 사람은 프랙탈 원리로 영국 해안선의 길이를 구할 수 있다고 했대.”

아이는 놀란 얼굴로 되물었다.

“진짜? 그게 돼?”


“수학을 좋아하는 사람은 세상을 수학으로 봐.

그러면 패턴이 보이고,

그 패턴이 아름답게 느껴지지.

자연을 수학으로 본다면,

자연이 경이롭게 느껴질 거야.”


간만에 쓰는 단어다. 경이롭다.


그날 밤, 아들은 스스로 찾아봤다.

산맥의 줄기, 골뱅이 껍데기, 고사리 새순…

그 속에서 또 다른 ‘프랙탈’을 발견하며 외쳤다.


“와… 헐… 대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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