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지 않아도 결국 도착하는 길처럼
차를 끌고 길을 나섰다. 두 개의 차선, 그리고 선택.
1차선에는 차가 세 대, 그중엔 택배 트럭 하나. 2차선에는 네 대가 늘어서 있었다. 나는 고민 끝에 2차선을 택했다. 트럭을 추월할 수 있을 거라는 판단 때문이었다.
판단은 맞았다. 금세 트럭을 앞질렀고, 달리면서 다음 신호등을 확인하니 빨강. 1차선엔 한 대, 2차선엔 두 대. 이번엔 생각없이 천천히 갈 생각으로 2차선 주행차선을 택했다. 신호가 바뀌자 예상과는 다른 풍경이 펼쳐졌다. 1차선은 느렸고 2차선은 재빠르게 속도를 냈다. 나는 자연스럽게 흐름에 올라탔다.
좌회전이 이어지는 구간. 난 이제 우회전하자마자 차선합류 준비. 내 왼쪽 차를 추월할까하는데 안 내 준다. 묘한 차이로. 눈치 챘나. 좌회전 차선 하나 주행차선 둘인데 차선을 안 내 주기에 우회전하면서 바로 차선합류하는 줄 알았는데. 차선 끝에 와서 죄회전한다.
이런~~
인생이 그렇다. 추월하며 달려봐야 진짜 빠르지 않는 이상, 신호등이 운 좋게 딱 맞지 않는 이상 신호등에서 또는 어느 정도 가다가 만난다. 추월하느라 신경만 빠짝 섰다. 이런 사람 꼭 있다. 자기 길 아니면서 심술부리듯 해방놓는 사람. 차선합류 미리 준비하는 건 그 길을 잘 알기 때문인데 잘 알면 그 때 적당히 천천히 자연스럽게 합류해도 된다. 다만, 운전 미숙 또는 초행은 긴장하고 미리 준비해야겠지.
주차장을 나와 목적지에 도착하기까지의 짧은 운전이 문득 인생길 같았다. 익숙하지 않은 차선으로 들어가면 괜스레 불안하고, 조금 빨리 가보겠다고 추월을 해봐도 결국 같은 신호등 앞에서 다시 만난다. 괜히 마음만 소란스러울 뿐이다.
결국 중요한 건 속도가 아니라 흐름이었다.
인생 뭐 있겠나. 오늘을, 지금을, 내가 있는 자리에서 자연스럽게 즐기면 되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