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라는 것에 대하여

앞서간 말, 남겨진 마음

by 꿈달

참 말이라는 게 그렇다.

말의 내용도 중요하지만

말투, 뉘앙스, 표정, 말의 속도 같은 비언어적인 것들이 더 크게 남을 때가 있다. 화사와 박정민의 ‘굿바이’가 그랬다. 말은 짧았지만 말 사이에 남은 온도가 오래 갔다.


그런데 요즘 나는 그걸 굳이 말했어야 했을까,

조금만 더 있다가 말할 걸,

그런 후회를 자주 한다.


틀린 말은 아니었는데 말이 빨랐던 건 아닐까. 말이 많아서 생기는 실수와 말이 많아서 생기는 구설수는 어쩌면 같은 뿌리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말 안 해도 불편하고

말해도 불편하다면

차라리 안 하는 쪽이 더 현명한 선택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고.


조직에서는 더 그렇다.

내년에 내가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지,

어떤 프로젝트를 해볼 생각인지 미리 말하면 사람도 모이고, 팀장도 슬쩍 힘이 날 거라 믿었다.

나름의 계산이었고 나름의 배려였다.


그런데 어느 순간

내가 괜히 말 많은 사람이 되어버린 건 아닐까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다른 관리자들이 자꾸 내 행보를 묻는다. 그럴 때마다 아, 그냥 결정적인 순간에 짠— 하고 말할걸.

괜히 미리 흘렸나.

괜히 나서 보였나.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결국

내가 내 병을 만든 셈이다.

말이라는 게 필요한데 제때, 제만큼 사용하지 못하면 후회가 된다.

그 후회는 말을 향한 게 아니라 결국 나 자신을 향한다. 그래서 마음이 복잡해졌다.


가끔은 이런 생각도 한다.

그냥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그렇구나, 하면서 자기 자리에서 역할을 다하고 격려를 미덕으로 삼는 것. 그게 그렇게 어려운 일일까.


어쩌면 말은 앞서 나가려고 할 때가 아니라 지켜보고 버텨낼 줄 알 때 비로소 힘을 갖는 건지도 모르겠다.

오늘은

조금 덜 말하고

조금 더 지켜보기로 한다.

말 대신

태도로 남는 사람이 되는 쪽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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