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은 언제부터 조심해야 할 태도가 됐을까

댓글을 달까, 반응만 남길까 망설이는 이유

by 꿈달

친절하게 대하면 사람들은 생각보다 쉽게 선을 넘는다. 그래서 늘 고민하게 된다.

카톡에 댓글을 남길까 말까.

말 한마디가 괜히 여지를 주는 건 아닐지, 다정함이 함부로 대해도 되는 신호로 읽히진 않을지.


참석 여부를 묻는 단체 대화창이 열렸을 때도 그랬다. 얼른 답을 했다. 빨리 알려 주는 게 예의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결과는 이상했다. 먼저 대답한 사람이 가장 먼저 불이익을 받았다. 나중에 그 일은 농담이었다는 말로 정리됐다. 그런데 나는 아직도 그 농담이 무엇이었는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사람이 모인 공간에서는 빠름이 성실함이 아니라 여지로 읽히는 순간이 있다. 얼른 답한 사람은 조정이 필요 없는 사람, 조금 손해 봐도 되는 사람, 이미 마음이 정해진 사람으로 분류된다. 그래서 친절하게 대답한 쪽은 조정의 대상이 된다.


그 뒤로 나는 단체 대화창이 열리면 한 박자 늦춘다. 그러면서도 여전히 고민 중이다.

댓글을 달까, 말까. 대신 반응 표시만 남길까, 말까.

그런데 그것마저도 하나 마나 한 건 아닐지 잠깐 멈추게 된다.

조심은 무례해지고 싶어서가 아니라 관계를 가볍게 만들고 싶지 않아서다. 그래서 요즘 고민 중이다. 말 대신 반응 정도만 남길까. 그게 내가 허락할 수 있는 가장 안전한 거리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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