털털하다는 얘기를 들어본 적도 없지만 다른 사람들한테서 예민하다, 까다롭다라는 말을 듣지도 않고 살았다.
그런데 나는 좀 예민한 편이다.
나를 배려해서 말하는 것을 꾹 참은것인가. 우습게도 정말 그럴지도 모르지만 나는 다르게 생각했다. 내가 그들이 예민하다는 말을 하지 못하도록 예민하지 않은 척 연기했기 때문일 것이라고. 그래서 사람들은 그런 연기까지도 알아챌 수는 있어도 노력이 가상해서인지 '예민한 사람' 이라는 꼬리표는 붙여주지 않았다.
그런데 난 예민한 게 맞다.
사람, 음식, 취향 등 많은 부분에서 호불호가 분명하고 좋아하는 게 적고 꺼려지는 게 많다.
옷에서도 그런 예민함이 드러나는데 나는 언제부터인가 촉감이 부드럽지 않은 옷을 잘 못입겠다. 그런데 디자인도 신경을 쓰다보니 옷을 사러 가면 입을 옷이 없다. 살 옷이 없다.
먹을 것을 사러 가도 그렇고, 집을 사려고 해도 이게 괜찮으면 저게 좀 걸리고 해서 무언가 제대로 결정해서 선택하는 일이 잘 없다. 그래서 고민만 하다 흐지부지 끝나는 일이 너무나 많았다. 다른 사람들의 시선도 많이 생각하고. 남들이 어찌 생각할까에 집중하고.
그런 내가 용기를 내었다.
디자인이 조금 별로여도 내가 좋아하는 촉감의 것을 갖자. 출근하는데 디자인은 별로지만 촉감이 좋아 나 스스로는 만족감이 높았다.
예민한 나인데 나에게 맞는 것을 좀 찾아나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