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앞에 오기까지
몇 날 며칠이 아닌
해를 거듭하고
달을 거듭하고
헤아릴 수 없는 날들
헤아릴 수 없는 손짓을
거치고 거친 끝에
비로소
한 방울의 물
한 알의 밀
한 톨의 깨에
스민
바람 공기 물 흙의 은혜
양념 하나하나
마다마다에
서리고 깃든
땀방울 소곰땀의 은혜가
곡식과 채소에
수저와 그릇에
'얼마'로만 따질 수 없는
정성이 녹아든 결정체
어디,
먹는 것뿐이랴!
옷 양말 신발 이부자리
집 자동차 농기구 책...,
살아가는데 필요한 모든 것
하나하나마다 머리 숙여
경배(敬拜)!
걷거나 머물거나
앉거나 누웠을 때나
말하거나 잠자코 있을 때나
움직이거나 고요히 있을 때나
숨을 내쉬고 들이쉴 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