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둥산
가을날 몇 날 며칠
왱왱거리는 기계톱 소리
산울림으로 허공을 가르던
그곳,
하늘 향해 쭉쭉 뻗어가던
나만큼이나 살았을 낙엽송
그루터기 남기고
토막 난 채
눈을 덮어쓰고 쌓여있다
'내 산 내 땅'이라고
파헤치고 잘라낸 민둥산
두 발을 땅에 딛고 산
나이로 따지면 반나절도 안 될
인간들 욕망에 끄집혀 나온 돌 바위
몇 억만 년 아니 몇 천 몇 백 년
못 보던 세상 빛 보게 돼
좋다고 할런가
흙길 걸어서 좋았지만
고라니 오소리 토끼
멧돼지들은 어디로 갈꺼나
마음이 쓰릿저릿 하기도 한 날,
서녘으로 넘어가는 햇살은
부질없이 곱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