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 일기
부러워
곰삭고 잘 익은 소설을 읽다 보면 나도
눙쳐두었던 보따리 풀어 글을 쓰고 싶다
시를 가만히 오물거리다 보면 나도
두고두고 곱씹을 수 있는 시를 쓰고 싶다
어느 결에 다가온 봄 여름이
고운 빛 꽃 피우고 꽃잎 떨굴 때면
누구보다 고운 그림을 그리고 싶다
가을 낙엽 떨군 된바람에 실려 온 겨울
산 능선마다 나목 나래비 세울 때면
겸재보다 멋진 수묵화를 그리고 싶다
자연, 생명, 환경, 사라져가는 것들을 가까이 하면서 마음 키와 마음 밭이 한 뼘 더 크고 넓어지기를 바라면서 오늘도 끼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