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단비

산골에서 띄우는 편지

by 버폐

봄비가 촉촉하게 땅을 적시는 날...!

별고 없이 안녕하신지요?


아랫녘에는 물 아껴 쓰기 운동을 해야 할 만큼

가뭄이 길어져 안타까움이 일었는데 드디어, 아!

기다리고 기다리던 님 봄비, 아니 단비 님이 오시네요.


오늘은 나무 심는 날, 어젯밤부터 소슬 소슬

토도독토독토독..., 밤새 그리고 아침 내

지금까지도 쉼 없이 오고 계시니 오늘 심은 나무는

뿌리를 잘 내리고 탈없이 잘 크겠구나 싶어요.


울 마당은 요즘 한창 뾰족뾰족 봄이 올라오고 있어요.

광대나물, 풀협죽도, 패랭이, 국화, 톱풀, 비올라,

금낭화, 작약, 상사화...,

꽃다지는 노란 점 같은 꽃을 피워내고 있고요.

수수꽃다리랑 조팝나무는 부지런히 꽃눈을

벙글벙글 키우고 있으니 머지않아 꽃이 피겠지요?


안녕하지 못한 세상 소식들이야 늘 있었지만,

때로는 쫑긋하기도 때로는 눙치기도 해 왔는데

요즘은 눙쳐지지 않고 문득문득 쫑긋 세우고

문득문득 마음도 기울이긴 하지만요.

말 그대로 문득 세우고 문득 기울일 뿐이고요.


여전히 눈앞의 대상에게 마음이 먼저 달려가고

눈앞의 대상을 먼저 챙길 수밖에는 없어요.

종일 쫑긋 세우고 기울인다고 하여 달라질 것은

당최 없는 까닭을 알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생각해요.

'지금, 무엇을 하는 게 가장 좋을까!

무엇을 하는 게 너도 이롭고 나도 이로울까!'를.


거기도 단비가 오시나요?


2023년 4월 5일 물날 띄웁니다.



작가의 이전글본디 그런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