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불안한 이유 3. 자본주의/능력주의
서울에 집이 없어서 불행한가?
연봉 1억을 만들고 싶은데 맘처럼 되지 않아 답답한가?
명품백을 들고 오마카세 가는 친구의 인스타를 보면
맘이 무거워지는가?
이성적으로 생각한다면
위에 말한 것들이 없어도 사는데 지장이 없고
불행할 이유도 없지만 내 맘속은 그렇지 않다.
인정하긴 싫지만
나보다 더 잘 나가는 이를 보면 배가 아픈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신분제 사회에서는
높은 신분이 더 훌륭하고 고귀한 사람이라 생각했고
낮은 신분의 사람은 천하다 여겨졌다.
부르주아 계급에 의해
신분제는 몰락하게 되고
그 자리에 새로운 계급인 자본이
자리를 잡게 되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이 자본으로 구분 지어진 계급은
과거 신분제보다는 자유롭게
개인의 노력으로
계층 간 이동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었다.
그렇다 보니
열심히 일하고, 열심히 공부해서
타고난 수저를 바꾸는 이들은
존경을 받고 인정을 받는 사회가 되었다.
여기까진 좋다.
하지만 자본주의가 성숙할수록
기득권이 만든 장벽으로
계층 간의 이동은 점점 어려워졌다.
하지만 SNS, 유튜브로 인해
그 어려운 걸 해내고
드라마틱하게 성공한 이들의
이야기는 이전보다 쉽게 접하게 된다.
'흙수저에서 100억대 자산가가 되기까지'
'월 200에서 연봉 10억이 되기까지' 등
일부 극소수의 성공담은
나도 할 수 있다는 도전의식을 주기도 하지만
도전이 실패했을 때는
나보다 흙수저도 성공하고
나보다 낮은 연봉도 서울에 집을 사는데
네가 못하는 것은 너의 능력부족이다라는
자괴감에 빠지게 만든다.
자본주의, 능력주의 사회에서는
물질적 풍요가
단순히 일상의 윤택함 뿐 아니라
그 사람의 능력과 지위를 나타내는
지표로 자리잡음으로서
우리는 필요 없는 물질에 집착하고
소중한 우리의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
삶의 끝자락에서
나는 무엇을 하지 않은 것을 후회할까?
적어도 그것이 집, 차, 명품은 아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