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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서 미안해

사과는 감동을 주고 갈등을 없앤다.

by 죠니야

예기치 않은 병으로 입원해 있을 때 같은 병실에 유치원생 정도 되는 애기도 같이 입원해 있었다. 어른들도 고통을 못 이겨 하는데 애기야 오죽하겠는가? 가끔 의사가 와서 치료를 하다 보면 아이는 병원이 떠나가라 운다. 지켜보는 엄마 또한 눈물이 마르지 않는다. 그런데 기특한 것이 그렇게 울던 녀석이 지 엄마가 우는 것을 보면 꼭 “ 엄마 미안해 ”하고 사과를 한다. 사실 아픈게 자기 탓은 아닌데 그래도 자기가 아파서 엄마가 슬퍼하는 것을 보니 어린 마음에 미안하긴 한가보다. 아무 관계없는 나도 애기가 미안하다는 말을 하면 마음이 먹먹해진다. 그럼 그 엄마는 어떨까? 어떻게든 애기를 안 아프게 해주려는 마음이 더 들지 않을까?

이렇게 작은 사과 한 마디가 사람을 감동시키는데, 또 어떤 갈등도 없애주는데 왜 우리들은 사과하기가 그렇게 어려울까? 어렸을 때 그렇게 잘하던 사과를 조금만 나이를 먹으며 왜 죽어도 안하려들까?

문명화 됐다는 이 사회가 그렇게 만든 것은 아닐까? “미안하다. 내가 잘못했다 ”라는 말 한마디가 사회적 경제적으로 엄청난 피해를 준다면 자연히 미안하다. 라는 말을 안하려 할 것이다. 어떻게든 부정하고 전가하고 뒤집어 씌우려 할 것이다. 결국 사과가 없는 세상이 될 것이다. 그럼 모든 갈등을 전부 법으로 해결해야 하나 법인들 해결할 수 있겠나?

홍신혜 『사과의 힘』을 읽고 재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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