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스런 상일수록 무게가 남다르다.
한강 작가가 노벨문학상 수상했다. 세종대왕께서 한글을 창제한 이후 600여년 만에 우리글로 쓴 우리 문학 작품이 노벨문학상을 받으니 기쁘기 한이 없다. “ 한민족은 문화민족으로 세계 문화를 선도하고 있다. ” 라는 말을 제대로 증명한 것이다. 우리 문화, 우리 문학의 가치를 확실하게 인정받은 것 같아 참 기쁘다.
영광스러운 상일수록 그 상의 무게가 남다르다. 가와바타 야스나리는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 작은 수필 몆 개 정도 쓰고 더 이상 작품을 남기지 못했다. 까뮈도 노벨문학상 수상 후 거의 창작을 못하다. 미완성 원고 하나 남기고 죽었다. 그만큼 노벨문학상의 부담이 큰 것이었다. 한강 작가도 수상 후 “ 이제 역사 현장으로부터는 조금 거리를 두겠다고 한다. ” 라고 말했다. 그동안 작품의 배경이 됐던 한국 현대사의 비극들로부터 조금 거리를 둔 작품을 쓰겠다는 것이다. 참 현명한 생각이다. 역사문제가 곧바로 정치문제가 되는 현실에서 작자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작품성은 무시되고 정치적 이념만 부각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상을 주는 사람도 무겁기는 마찬가지다. 수상자의 탁월한 능력과 업적을 평가해서 상을 줬는데 상을 받은 사람이 얼마 후 파렴치한 범죄를 저지른다거나, 갑자기 기량이 쇠퇴해져 버리면 그 상의 권위나 정신은 땅에 떨어진다.
상을 받은 사람들은 그 상이 자기 실력과 업적의 대가라고만, 생각하지 말고 상을 준 사람의 기대도 함께 있다는 것을 생각해야 할 것이다. 그래서 상의 무게가 무겁다. 하물며 노벨문학상과 같은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상은 말해 무엇하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