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날 생각나는 아버지의 마음
교육자치제가 시행되면서 교육감도 주민이 직접 뽑게 됐다. 우리 지역 교육감 선거에서도 많은 후보가 출마했는데 보수후보는 여러 명이었고 진보후보는 모 단체 소속, 한 명이었다.
6.25 참전 용사이며 평생 공무원으로 사신 아버지는 누가 봐도 보수였다. 아버지는 평소 모 단체를 많이 욕하셨다. 선거 며칠 전 아버지는 교사인 나에게 누구를 뽑는 게 좋겠냐고 물어보셨다. 아버지는 당연히 내가 보수후보 중 한 사람을 말할 것으로 생각하셨고 아버지도 그 사람을 찍으려 하셨던 것 같았다. 나는 진보후보를 말했다. 갑자기 아버지의 눈이 휘둥그레지셨다. 약간 화도 나신 것 같았다. 나는 차분하게 아버지에게 말했다. “ 저는 진보 보수 따지지 않아요! 후보 가운데 혹시 내가 억울한 일 당하면 그래도 내 편이 돼 줄만한 사람을 찍고 싶어요! 진보후보로 나온 사람이 저와 조금 안면이 있어요. 혹시라도 제가 어려워지면 나 몰라라 하지는 않을 거예요! ” 민주시민의 자세와는 거리가 먼 말이었다. 5분 정도 시간이 흘렀을까? 아버지는 “ 알았다 나도 그 사람 찍어야겠다.” 완고하신 아버지가 아들을 위해 평생 지켜온 자기 신념을 접으셨다. 지조 없다 욕할 사람이 있을지 모르지만, 이런게 부모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