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아 비켜라 ! 사나이 간다.
학생 : “ 00대학 정치학과에 가고 싶습니다.”
담임 : .........
옆에 있던 훈수꾼 선생 : “ 야. 네가 정치를 해! 네가 정치하면 나는 대통령 하겠다. ”
내가 대학 갈 때 고3 교무실에서 있었던 풍경이다. 당시는 진학지도라고 해서 학생들이 진학할 대학과 학과를 학생과 담임이 면담해서 정했는데, 종종 진학할 대학과 학과를 놓고 학생과 담임 사이에 줄다리기가 벌어지곤 했다. 그럴 때 옆에서 얄밉게 훈수를 두는 선생들이 있다. 담임하고 짠 건지 모르겠지만 100% 담임 편이다. 그런데 정치학과에 가고 싶다는 애한테 정치는 뭐고, 대통령은 또 뭔가? 정치학과 가면 다 정치하나? 가지 말란 얘기를 꼭 그렇게 해야 하나? 나중에 그 선생은 00시 교육청 진로교육부장이 됐다.
내가 아닌 남이 이렇게 내 한계를 정하면 정말 뿔난다. 간혹 순진한 학생들 가운데 “ 나는 그 정도밖에 안 되는 사람이구나! ” 하고 선생이 정한 한계에 머무는 학생이 나오기도 한다. 제자들의 꿈과 능력을 이렇게 가둬버린 선생들 지금 반성은 하고 있을까?
그런데 남이 아니고 내가 스스로 한계를 지어버린다면, 그처럼 못난 게 또 있을까? “ 나는 머리가 나빠 ” “ 나는 재주가 없어 ” 이렇게 스스로 한계를 정한다면 과연 나중에 뭘 할 수 있을까? 내가 나를 포기했는데 남은 나에게 어떻게 할까? 남이 나를 한계 짓는 것보다 더 뿔나야 할 건 나 스스로 한계를 짓는 것이다.
이런 면에서 볼 때 지금은 없어졌지만 00고량주의 광고가 나는 좋다. “ 운명아! 비켜라. 사나이 간다. 사나이 가슴에 불을 당긴다! ” 지금은 아는 사람이 거의 없지만 정말 마음에 드는 카피다. 상이라도 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