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도(蘇塗)

by 죠니야

삼국시대 이전 삼한시대. 천군 즉 제사장이 다스리는 소도(蘇塗)라는 지역이 있었다. 소도(蘇塗)는 정치 지도자인 군장의 권력이 미치지 못하는 신성지역이자 치외법권 지역이었다. 그래서 어떤 죄인도 소도에 들어가면 잡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죄인이 소도로 도망가 잘 살았다는 기록은 찾아볼 수 없다.

이천년도 더 지난 지금 소도같은 건 당연히 없다. 그러나 소도를 생각나게 하는 건 있다. 정치권이다. 아무리 흉악한 죄를 지어도 일단 정치권에 있으면 보호를 받는다. 같은 당의 동료들이 최고의 지식과 능력을 발휘해 지켜주고 보호해준다. 여기에 제도권이든 비제도권이든 같은 성향의 언론들이 일제히 편들어 준다. 심지어 종교인들도 욕설까지 동원해 같은 편이 돼준다. 혹시라도 유죄 판결이 나면 판결한 판사를 죄인으로 몰아준다. 같은 편이냐 다른 편이냐에 따라 국회나 정당이 소도가 되는게 참 아이러니하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다.

전 근대사회와 달리 근대 사회는 계급이나 집단이 아닌 개인이 행위의 주체가 된다. 개인이 한 행위는 법과 양심에 의해 유무죄가 갈리고 그 책임도 개인이 진다. 또 말과 행동의 정당성도 전통이나 권위가 아닌 과학적 합리성에 의해 가름되어야한다. 지금은 근대에서 한 걸음 더 나간 현대 사회인데 아직도 전 근대적인 편가르기와 비합리가 그대로 남아있다. 이게 우리나라의 제일 큰 걱정거리다.

작가의 이전글제 맛을 지키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