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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근 거지' 더는 안 듣게 되기를

인간 최고의 덕목은 성실함이고 학교 최고의 상은 개근상이다.

by 죠니야

3, 40대까지는 타인을 압도하는 출중한 능력을 갖추거나 부유한 사람들이 부러웠다. 50이 넘어가자 조금 달라졌다. 뛰어난 능력보다는 사람 됨됨이 즉 인성 좋은 사람이 더 좋게 보이고 부러워졌다. 인생 50이 넘으니 아무리 볼품 없던 평범한 사람도 어디서든 자리를 잡고 건실하게 사는 것이었다. 아주 드문 경우 아니면 사는게 다 거기서 거기였다. 잘 살아도 하루 3끼요 대궐에서 사는 것도 아니다. 금으로 옷 해 입을 수도 없다. 그러니 인성 좋아 다른 사람들에게 존경받고 칭송받는 게 가장 돋보이는 것이다.

그러면 인성 중 가장 돋보이는 인성이 무엇일까? 단연 최고는 근면 성실함이다. 무엇을 하든 근면 성실하면 주변 사람에게 믿음을 받게 되고 믿음직한 사람만이 중요한 일을 하게된다. 중요한 일을 맡아 성실하게 하는 사람, 어찌 존경받고 칭송받지 않겠는가?

학교에서 배우는 지식은 성인이 돼 마음먹고 배우면 1년 정도에 다 배울 수 있다. 그러나 인성은 일시에 배워지는 게 아니다. 특히 근면 성실함 같은 덕목은 학교생활을 통하여 배워야 제대로 배운다. 결석, 지각, 조퇴 없이 꾸준히 학교에 다니는 ‘개근’이 바로 근면 성실함의 증명이다. 건강하고,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묵묵히 등교해 자기 자리를 지키는 학생. 입시에 필요한 공부만 하겠다고 사교육기관에 가 혼자 공부하는 학생. 부모와 함께 가족여행 가겠다고 학교에 안 오는 학생. 어느 학생이 믿음직스러울까?

한국 배우 최초로 오스카상을 수상한 윤여정 선생의 말이 생각난다. “ 저는 빼어난 미인도 엄청난 포스를 지닌 대배우도 아닙니다. 단지, 공부는 못 해도 학교는 간다. 수업은 이해 못 해도 숙제는 한다. 라는 자세로 배우 생활을 했습니다. 그것이 오늘 이 상을 받게 한 것 같습니다.”

일부 학생들에게만 해당되는 말이겠지만, ‘개근거지’ 란 말 더는 안들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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