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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H Dec 07. 2023

오늘 다시 태어난다면

곳 저의 생일이 다가오며 삶을 한번 정돈해보려 해요 글을 읽으시며 여러분도 같이 해보셨으면 합니다. 저는 서른 번째 생일이지만 이번 생일은 특별하게 첫 생일이라 가정하겠습니다. 이제 막 우리는 세상에 나온 거예요. 차디찬 바람을 맞아본 적도 처음이고 따스한 햇살을 받아본 적도 처음이며 신맛 단맛 쓴맛을 음미하는 것도 처음이에요. 모든 게 낯설지만 모든 게 신기하고 재미있어요. 30년을 살아오며 앞으로의 고비와 고난들이 두렵지만 오늘만큼은 미래와 과거의 대한 걱정을 내려놓고 현재에 머물러보자고요.


 누구는 한 가정의 부모님일 수 있고 누구는 자녀일 수 있겠죠. 누구는 일용직일 수 있고 누구는 대기업 대표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오늘만큼은 역할과 신분이라는 딱지를 내려놓고 온전히 나로 있어보는 거예요. 가진 게 많으신 분들일수록 내려놓는 일이 쉽지 않을 겁니다.(웃음) 세상에 처음 나와 여러분들은 무엇이 하고 싶으신가요? 삶을 다시 살 수 있다면 죽어라 공부해서 명문대에 입학하고 탄탄대로를 달리는 경주마가 되고 싶으신가요? 로또 번호를 기억해서 억만장자가 되고 싶으신가요? 자기 관리를 철저히 하여 유명 연예인이 되고 싶으신가요? 대게 광대한 목표를 잡으실 거라 생각합니다. 여러분들 쇼펜하우어가 말했어요. '나보다 잘난 사람들을 보며 부러워 말고 나보다 못한 사람들을 보며 가진 것에 만족해라' 현대 사회에 이 얼마나 값진 말입니까? 우리가 허황된 욕심에 부풀어 있을 때 다리가 없으신 분들을 떠올려 보세요. 두 눈을 잃으신 분들을 기억하세요. 생각 외로 나보다 더한 환경에서도 굳건히 살아가는 사람들이 꽤나 많습니다. 이러한 분들이 다시 태어난다면 무엇을 바라겠어요? 두 발로 걸을 수 있는 행복을 누리겠죠. 단풍이 피고 지는 아름다운 풍경을 볼 수 있음에 감사하겠죠.


 처럼 단순하지만 주어진 것에 감사하고 살기란 너무나도 어렵습니다. 물론 저도 그래요. 머리로는 소박하고 단순한 삶을 살고 싶지만 본능적으로 충동이 이끌리는 허황된 꿈을 꾸죠. 혼자 있어봐야 합니다. 모든 건 누군가와의 비교에서 비롯된 다고 하잖아요. 관계에서 우리의 불안 질투 욕망들이 탄생하는 거예요. 극단적으로는 오두막 짓고 혼자 사는 게 정답에 가까운 인생일 수도 있을 듯해요(웃음) 하지만 우리는 외로움을 많이 타는 존재죠. 가장 상처받고 분노하게 되는 것이 인간관계지만 위로받고 힘을 받게 되는 것 또한 인간관계잖아요. 인간관계를 끊을 수 없다면 혼자 있을 수 있는 훈련이 필요합니다. 혼자 있을 때도 무언가를 하지 않고 혼자 있어봐야 해요. 무언가를 하지 않는다는 것은 핸드폰을 내려놓고 운동을 하지 않은 것뿐만이 아니라 '생각을 멈추는 것입니다'. 내일은 어떨 것이고 이 사람이랑 다투었는데 뒤에서 내 호박씨를 까고 있지는 않을지, 남자친구 여자친구가 연락이 안 되는데 나에 대한 마음이 식었는지, 대출이 쌓여만 가는데 이걸 언제 다 갚아내야 할지 생각만 해도 암담하죠. 물론 해결하고 나아가야겠지만 서두르다가는 더 큰 돌에 걸려 넘어질 수 있다는 거예요. 한 고비를 넘어서도 두고 비 세고비를 맞이할 수 있습니다. 노란불 일 때가 중요합니다.


우리는 노란 불을 견디지 못해요. 초록불이 되지도 않았는데 길을 건너려 뛰고. 충분히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노란불일 때 빨간불로 변할까 봐 멈춰 서죠. 노란불 일 때를 저는 삶의 권태기 정체기라 생각합니다. 흐르는 시간을 돌아 보았을 때  이만한 낭비는 없지만 회사에 취직하고 가정을 꾸린다고 생각해 보세요. 이 처럼 정체기에 머물러 있을 시간이 살면서 얼마나 우리에게 주어질까요? 저의 허황된 꿈 중 하나가 돈 많은 백수 입니다.(하하) 플렉스 하고 싶은 마음보다 경제적 허덕임을 내려놓고 자유롭게 살고 싶어요. 마치 어린아이가 오늘은 무엇을 하면서 놀아볼까 와 같이요^^ 그만큼 나이가 30살이 되었음에도 이리 철부지 같은 생각을 한답니다. 누구는 투잡을 하고 자격증을 따려 두 발로 뜀박질할 나이에 말이에요. 이 시간이 차 후 나에게 어떠한 영향을 줄지는 모르겠지만 후회하긴 싫어요. 40대까지의 인생을 서론 40대 이후의 삶이 본문이라 생각하거든요. 현실적으로는 노숙자로 길바닥에 주저 않는 삶이 될 수도 있지만 좋게 보면 어린 나이에 정신적 평안함을 찾으려 애쓰는 중입니다. 마흔 살에 읽는 쇼펜하우어라는 책이 있죠. 저는 20대에 접했다는 자부심이 있습니다. 덕분에 머리만 커지고 하는 행동은 아직 책임감이 많이 부족한 어린아이 같지만요. 이쯤에서 여러분은 다시 태어난다면 무엇을 하고 싶으신가요? 저는 온전히 저로 살고 싶습니다. 똑같은 고비와 고난과 슬픔이 있더라고 거센 폭풍 으를 나답게 당당히 맞고 싶어요. 카멜레온과 같이 내가 아닌 다른 색을 흉내 내며 나 자신을 잃어 버리기는 싫습니다. 요즘 부쩍이나 탈색을 했다가 검은 머리를 했다가를 반복하는데 이것이 심리적 불안을 의미해요. 나로 있으면 안 될 것 같은 불안에 가면을 계속 쓰는 거죠. 심리적 불안은 분명 외적인 형태로 드러나기 마련입니다. 오늘은 여러분이 태어난 귀중한 하루라고 생각하며 마무리해 보아요 명상과 기도가 뭐 별거인가요 교회 안에서 두 손을 모으고 부처님 동상 앞에서 목탁을 두드리는 게 전부는 아니잖아요. 상상하고 돌아보며 흘러가는 생각이라는 구름들을 그저 바라보는 것이 기도와 명상 아니겠습니까? 억지로 울지도 마시고 무언가를 이루어달라고 사정하지 마세요. 누군가가 절대로 들어주는 일은 없습니다. 교회를 다니시는 분이라면 성경의 말씀을 내 삶에 적용시켜 보세요. 대게 신화처럼 눈먼 장님을 고쳐주었다더라 불치병을 손만대도 낳게 했다더라 같은 글귀를 우리 삶에 적용시켜 보는 거예요. 타락한 영혼의 눈을 밝혀주었다고 해석해 보고 내 마음을 힘들게 하는 심리적 병을 고쳐주었다고 해석해 보는 거죠. 불교를 믿는 분들은 명상을 하세요. 적혀 있는 문장들을 시험지처럼 외우는 명상 말고 나와 대화하는 시간을 가지는 거예요. 하나님은 있는 그대로 말씀하셨다 했어요. 절대 시험하지 않으신다 했어요  시험당하는 건 우리의 마음이죠 간절히 기도하면 이루어지리라 하여  복권을 사들고 제발 당첨되게 해 주세요 백날 해보세요 절대 이루어지지 않죠. 목탁만 수만 번을 두들겨 보세요 손만 아플 뿐입니다. 부처님이 말씀하셨잖아요 그 누구도 내가 이른 깨달음에 도달할 수 있다. 모든 건 '나 자신에게 달려있다.'는 뜻이겠죠. 어떻게 바라보고 어떻게 해석하고 어떻게 접목시킬지가 상당히 중요한 인생의 숙제입니다. 나의 첫 생일이라 생각하고 정말 중요한 건 무엇일지 고민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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