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그리운 이름 세 글자 아버지.
당신을 쫓아온 삶이 제 인생 전부요,
당신의 뜻을 관철하려던 삶이 제 인생의 철학이었습니다.
살아생전 당신은 어떤 사람이었나요?
경이롭고 아름다운 자연을 가보아도 당신의 채취를 찾을 수 없고,
하나님께 여쭤보아도 제 등을 토닥여 주실 뿐입니다.
제가 갈 수 없는 구름 뒤편에 계신 건 아닐까? 하여, 하늘을 보고 멍 때리는 시간이 길어졌습니다.
아버지가 없는 이 지상은 제게는 너무 벅차고 힘이 듭니다.
아버지가 계신 하늘나라는 어떤 곳인가요?
여전히 복잡한 고뇌 속에 타들어가는 지옥인가요? 아니면,
하나님 품에 안겨 장남으로 누리지 못한 어리광을 마음껏 부릴 수 있는 천국인가요?
저도 아버지께 마음껏 투정 부리고 싶고, 깨달은 것을 자랑하고 잘했다고 칭찬도 받고 싶습니다.
산소에 가서 목 놓아 울어보지도 못하고 속으로 외치던 그리운 소리를 당신은 들으셨나요?
방황도 길게 했습니다. 아빠처럼 엄마를 힘들게 하지 않으려 했는데,
어느새 나도 아빠와 같은 사람이 되어있더군요.
출산하지 못해 빛을 보지 못한 동생 생각도 간혹 납니다.
차라리 내가 아니라 동생이 태어났어야 되었을까?
그 아이에게 기회를 주시지 않은 하나님 원망도 많이 했습니다.
하지만 아빠 이제는 구름 뒤에 있는 의문을 걷어보려는 삶을 그만두려합니다.
아빠, 이제는 아빠를 찾는 여행을 그만하려 합니다.
아빠 이제는 내가 살아가고 있는 이 지상에서 두 다리로 뛰어볼까 합니다.
저는 아빠와 같은 어려움을 반복적으로 겪기 싫습니다.
저는 감정에 매료되어 현실을 보지 못하는 장님이 되기는 싫습니다.
저는 주변에 소중한 관계를 등한시하고 부정적인 감정에 빠져 있는 우물 안 개구리가 되기는 싫습니다.
저는 나를 찾아가고 싶습니다.
아빠를 쫓아가려는 내가 아닌, 아빠의 아픔 또한 받아낼 수 있는 강인한 내가 되려 합니다.
아빠 그곳에서도 엄마와 내 걱정으로 전전긍긍하고 있다면, 정말 아빠를 미워할 겁니다.
부디 그곳에서는 아빠 자신을 위한 자유를 마음껏 노래하시길 온 맘 다해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