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읽고 쓰는 것으로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 내가 처음으로 내놓은 보잘것없는 작은 산문을 호평하여 주고 장원이라는 상을 주니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과, 또 이런 상을 받을 만큼 잘 쓴 글인지 쑥스러운 마음이 함께 든다.
아름다운 영월은 나에게 잊지 못할 고장이다. 평생 의지했던 남편이 생의 마지막 삼 년을 불꽃처럼 보낸 고장이며, 완전히 삶의 희망을 잃고 정처 없이 시골길을 배회하던 내가 양대표와 화이통의 친근한 벗들로 인하여 다시 웃음과, 사랑과, 희망을 찾은 고마운 고장이기도 하다.
서울에서 회사생활을 하던 우리 부부가 이 고장의 수려한 경치에 반해서, 내가 소녀시절 책을 읽으며 꿈꾸었던 전원의 아름다운 생활을 기어이 실현하고자 산 좋고 물 좋은 작은 마을에 덜컥 보금자리를 마련했고, 그렇게 시골집을 가꾸며 보낸 나날들은 어려서부터 희망했던 꿈에 한 발자국씩 다가가는 행복한 시간들이었다.
시골집과 그 터전을 자기 몸보다 더 사랑했던 남편의 손길에 2021년 가을 이맘때엔 집 뒤쪽 밭에 향기로운 사과가 주렁주렁 풍년을 이루었고, 꾸지뽕나무들엔 빨갛고 달콤한 열매가 그득히 달려 온갖 새들이 쉴 새 없이 날아드는 장관을 이루어 이곳이 동화에 나오는 그런 낙원의 집인가 하는 행복한 생각도 했었다. 남편과 보낸 마지막 가을이었고, 겨울이었다.
소년시절부터 자연을 좋아해서 자연 속에서 꾸밈없이 살아가기를 원했던 남편은 생의 마지막 전날에까지 집 앞 정원에 실내에서 월동한 수국을 정성스레 옮겨 심고 떠났다.
나는 이 시골집을 사랑했고, 자연을 사랑한 남편을 노래하고 싶어서, 그이가 좋아했던 맑고 시원한 계곡이 으뜸인 고장 김삿갓에서 열리는 문화제의 백일장에 나의 온 마음을 담아 쓴 소박한 글을 출품하면서 조금 더 많은 사람들이 그이의 이야기를 읽을 수 있기를 희망하였다.
이 보잘것없는 작은 산문이 심사자들의 심금을 울렸는지 장원의 상을 받게 되었고, 또 어느 문예지에 실려 나온다고 하니 나 홀로 노래하던 그이의 이야기를 이제는 조금 더 많은 사람들이 보게 되겠구나 하는 감격의 마음으로 그이가 떠난 뒤 처음으로 행복을 느껴본다.
그리고 미숙한 나의 글쓰기에 자신감과 희망을 얻었다.
정처 없이 암흑 속을 헤매던 나를 밝은 곳으로 끄집어내어 정상인의 삶을 살 수 있게 애써준 양승우대표님과 안혜진님, 그리고 화이통의 벗들에게 이 공간을 빌어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2025년 10월 26일 일요일에 신관복 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