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스스로 망치는 습관

그릇된 야심의 실체 - 허황된 욕망

by 담다

욕망의 시작

나는 소망보다는 욕망에 먼저 집중하려 한다. 내 입장에서 소망이란 단어는 생각보다 쉽게 다가온다. 하고 싶은 일도 많고 세상을 최대한 밝혀 보려는 내 의지 속에서는 밝은 미래에 대한 기대감으로 이미 충만해 있기 때문에 오히려 내 수사가 길어질 확률이 높다. 오히려 나는 이런 기대감에 취해 간혹 내 내면의 진짜 상황과 감정을 돌아보지 않는 문제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야망의 부정적인 감정에 먼저 집중하고자 한다. 어수선하고 무분별한 긍정적 기대감에 취해 내가 미래에 대해 가지는 그릇된 욕망을 막기 위함이다.


삶을 살아가는 이유

내 욕망의 모든 근원은 내가 고교시절에 가졌던 내 인생의 의미에서 시작된다. 그때 당시 나는 어리지만 중요한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졌다. 이렇게 살아서 무엇을 하려나? 이 질문은 극심한 우울감에서 튀어나온 삶을 비관하는 자세가 아닌, 내가 하는 행동의 의미에 대한 진실된 질문이었다. 내가 100살까지 살았을 때 내가 죽고 나면 그동안 들여웠던 모든 노력들은 과연 이 세상에 얼마나 오래갈 것인가에 대한 궁금증이었다.


가장 먼저 떠올랐던 내 인생의 유산은 내 자식들이었다. 아마 내 자식들은 적어도 내가 죽고 나서 거의 50년 정도는 더 살 테니까 그들이 아마 당장에 내가 생각할 수 있는 가장 긴 유산이었다. 하지만 역사적인 인물들을 보았을 때 그들의 유산은 수 천 년 동안 이어지기도 한다. 예를 들어 알렉산더 대왕은 서른 초반에 요절하였지만 그의 위대한 이야기는 여전히 우리에게 전달되어 사람들에게 많은 교훈을 준다. 그러나 나는 100년을 살아도 고작 50년 정도 지속되는 유산을 가진다라는 사실이 괜스레 억울했다. 그때부터 나는 내가 살아가는 이유를 죽고 난 이후 최대한 오래 남을 수 있는 유산을 만드는 일에서 찾았다.


처음 내가 집중하고자 했던 일은 디자인이었다. 나에게 처음 디자인을 가르쳐주신 분께서는 당시 입시 강사셨는데 대학교에서 강사로도 근무를 하셨던 분이다. 그분께서는 항상 디자이너들이 세상에 가져올 수 있는 영향력을 말씀하셨다. 그 첫 예시는 카페의 진동벨이다. 옛날에는 커피가 나올 때까지 앞에서 기다렸지만 진동벨 덕에 주문을 하고 위층에 올라가서 기다릴 수 있게 되면서 카페는 점점 규모가 커지고 4층 5층짜리 카페도 생겨날 수 있게 된 것이다. 물론 진동벨 하나로 카페가 커지면서 도시의 경관까지 바꿀 수 있다고 한다면 논리적 비약이 있다. 카페가 커지는데 필요한 기반시설이나 이용하는 고객의 수요가 대형카페들이 들어서는 좀 더 근본적인 원인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설명은 나에게 디자인이 세상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게 되었고 그렇게 입시를 거쳐 대학교에 진학하게 되었다.


내 삶의 욕구는 커리어 외적으로도 확장하기 시작했다. 디자인 외에도 인생의 유산을 남길 수 있는 일들은 많이 있기 때문이다. 예술가나 작가들은 어떤가, 그들의 작품은 오랜 시간 수많은 영감을 주는 작품들은 사람들을 통해 살아남는다. 그래서 나만의 작품을 남길 수 있는 일들을 찾기 시작하였고 음악이나 아트 그리고 글을 쓰는 일을 알아보기도 했다. 그러나 여기에서부터 문제가 발생한다. 하고 싶은 일들은 많이 있고 내가 도전하고자 하는 일들도 참 많은데, 집중이 안 되는 문제가 있었다. 어떤 일에 능숙해지고 내가 원하는 바를 표현하는데 까지 걸리는 시간을 고려한다면 한 번에 여러 가지 일을 시작하는 것은 별로 좋은 일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기 시작했다.


하지만 나의 욕심과 호기심은 끝이 없었고 결국 계속해서 새로운 일에 도전하게 되었다. 때로는 이러한 것이 다양한 경험이 되어 훗날 내게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하기도 했고, 현재 일만 하는 현대인들이 놓치고 있는 부분이라고도 생각했다. 그저 회사를 다니다가 은퇴 이후의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다양한 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나만의 능력을 넓게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어쩌면 이것이 정답일 수도 있겠으나, 현재 시점으로도 이것에 대한 확신은 없다.


허황된 욕망

고교시절부터 15년 넘게 내가 집중해 온 내 삶의 욕구는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걷잡을 수 없는 문제가 되어가고 있었다. 이것은 내가 욕구에만 집중하고 일을 완수하지 않은 데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한번 시작한 일을 끝내지 못한 이유는 다양하게 있겠지만 주된 원인은 두 가지로 꼽을 수 있다.


하나는 혼자 하는 일이었기 때문에 끝까지 밀고 나갈 지구력이 없었던 탓이 크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어떤 일을 완수하는데 중요하게 작용하는 동기부여는 데드라인과 함께하는 동료다. 그러나 내가 포트폴리오를 만든다거나 글을 쓰는 일들은 대부분 피드백 없이 혼자 하다 보니 맥없이 기간만 늘어나면서 점점 사라지는 문제가 있었다. 게다가 이 늘어난 기간에 새로운 흥미가 생겨 다른 일을 시작하면서 기존의 일이 뒷전이 되어 인생의 여러 미완성을 양산하고 있다.


다른 문제는 백일몽이다. 흔히 우리가 ‘공상’이라고 말하는 이 습관은 실현될 수 없는 헛된 상상을 뜻한다. 아마 이 부분이 내 야망을 그릇된 욕망으로 만드는 중요한 이유가 된다고 본다. 앞에서 정의했듯이 부정적인 야망은 내 능력이나 자격에 정당하지 않은 미래를 바라는 마음인데, 나 같은 경우에는 이 공상으로 인해 내가 할 수 없는 일임에도 상상력으로 내 시간을 허비하게 만드는 안 좋은 습관이 된 것이다.


어렸을 때부터 상상을 좋아했던 나는 학교든 집이든 나만의 세계에 빠져 살았다. 그렇다 보니 상상은 내 일상이 되었다. 어렸을 때는 상상만으로 시간을 보내도 낭비가 되지 않지만, 나이가 들면서 삶의 책임과 문제들이 생기면서 점점 시간을 현실적으로 써야 하는 시기가 되면서 내 백일몽은 어느덧 해로운 습관이 되었다. 나의 안 좋은 일상 습관을 그대로 영화로 만든 작품이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라는 작품이다. 작중에서도 주인공은 시도 때도 없이 상상에 빠져 자기 일상의 많은 부분을 놓치는 실수를 범한다. 이 영화를 보면서 스스로 얼마나 치욕스러웠는지 모른다. 마치 내 모습을 제 3자의 시선으로 관찰하는 느낌이 들어 그랬던 것 같다.


현재 내가 상상하는 미래를 실현하기 위해 제대로 시간을 보내고 있는지 돌이켜 보면 그다지 실천이 되고 있지는 않은 듯하다. 작은 과업들을 완수해 나가면서 내 능력을 만들어 나가는 과정도 중구난방이며, 내 허망한 상상력은 내가 가진 것보다 훨씬 큰 미래를 상상하게 만들기 때문에 분명히 현재 내 삶은 미래에 대한 그릇된 욕망 쪽에 기울어져 있는 듯하다. 이 부정적 흐름을 바꿔 밝은 미래를 만들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 내 욕망을 소망으로 바꾸기 위한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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