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망의 전환점 - 자기 인식
내 삶의 미래를 제대로 그려내기 위해선 과거와 현재까지의 과정을 돌아봐야 하는데, 삶을 돌아볼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자기 인식이다. 자기 스스로에 대한 감정을 되돌아보지 않으면서 그저 현재 자신의 모습만으로 미래를 그릴 수 있겠는가. 그래서 우리는 우리 안에 있는 오류를 먼저 찾아야 한다. 이때 가장 유용한 도구를 소개하자면 인지편향 항목(Cognitive Bias Codex)이다. 인지편향은 사람이 추론을 하는 과정에서 개인적인 경험에 의해 비논리적인 결과를 도출하는 데 있어 우리가 삶을 살아가면서 저지르는 다양한 실수의 원인을 설명한다. 나는 이 인지편향 유형중 내가 어디에 속하는지 찾기 위해 인공지능을 활용했는데, 이 과정에 대한 글은 별도 주제로 상세히 다뤄보겠다.
[그림 참조: 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Cognitive_bias_codex_en.svg]
앞서 내가 미래에 대한 욕심으로 저지르는 실수 중 공상으로 인해 생기는 문제를 짚은 적이 있다. 이 문제를 다시 한번 짚자면, 내가 미래에 대해 가지는 공상으로으로 인해 시간을 낭비하는 일이었다. 내가 어떤 일의 성취를 상상하다 보면 생각보다 현실적인 만족감이 느껴진다. 이 시점에서 발생하는 문제는 실제로 진전이 없는 상태인데도 이미 심적인 만족감에 도취해 일을 진행하지 않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의 원인을 인지편향 항목에서 챗 지피티와 대화를 나누며 찾아보았다.
인공지능이 찾아준 내 인지편향의 항목들 중 가장 문제와 직결되어 있는 오류는 ‘잠재력 착각’과 ‘희망적 사고’로 보인다. 먼저 ‘잠재력 착각’은 우리의 뇌가 단기적인 노력만으로도 보상받는 느낌을 가지는 심리적 오류다. ‘실질적 성장’보다는 ‘성장하는 느낌’을 더 빨리 포착하는데서 나오는 문제인데, 어떠한 일을 시작한 초기에 나오는 폭발적인 추진력으로 인하여 이미 내가 상당 부분 진행을 한 것처럼 착각하는데서 나오는 문제인듯하다.
한 예시는 이온추진체로 공중에서 떠다니는 기구를 만드는 영상이다. 이 영상은 내가 많은 상상을 하게 했고 이걸 실질적으로 제트엔진을 대체하는 방법이 있을까 하는 ‘공상’을 시작하였다. 나는 기존 제트 엔진이 대기권을 벗어나는 순간 활용이 불가능한 추진체임을 알았기에 이온추진체는 향후 우주여행시대를 열 수 있는 좋은 대체수단이 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래서 이 흥미에 이끌려 이온추진제 구조와 원리에 대해 공부하기 시작했었다. 이 과정에서 나는 이걸 같이 할 수 있는 사람들이 없을까 하는 상상으로 이어갔다. 자연스레 이 상상은 꼬리를 물었고 결국 회사를 설립하는 상상까지 했었다. 누가 보면 일론 머스크가 되는 꿈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실질적으로 나는 책상 앞에 앉아 이런저런 ‘공상’을 한 사람이지 이온추진체에 개발에 대해선 손톱만큼도 진행하지 않은 사람이다. 그러나 내 뇌는 이미 성취감에 빠져있는 것이 문제였다.
두 번째 인지 편향은 ‘희망적 사고’이다. 이 유형이 본격적으로 내 공상과 연결되는 부분으로, 실현 가능성보다는 내가 바라는 미래를 쉽게 믿어버리는 오류이다. 이 문제는 대부분 긍정적인 상상으로 불확실성에서 나오는 두려움을 극복하려는 태도에서 발생한다. 내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을 내 공상으로 채우려는 것일까? 미래를 맹목적인 긍정으로 기대하다 보면 일의 완수 가능성이나 잠재적인 위험을 간과하고 일에 착수하는 경향이 생기기 마련이다.
어쩌면 내가 글을 쓰기 시작한 것도 이런 유형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나는 은퇴 후에도 내가 계속 일을 하며 지낼 수 있는 ‘수단’을 고민하고 있었는데 글쓰기는 바로 초기의 질문이었던 죽음 이후에도 유산을 남길 수 있는 일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다만 내 글이 다른 사람들에게 닿을 수 있어야 유의미한 결실이 있는 것인데, 사실 나는 글을 쓰는 법을 배운 적도 없고, 내 글에 대해 제대로 된 건설적인 비판이나 조언을 구할 수 있는 인적 네트워크도 없는 상태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실 글로 내 유산을 남기고 싶은 내 바람은 그저 희망적인 미래를 그리기 위해 성급히 시작한 일이라고 볼 수 있겠다.
인지 편향 항목에서 찾은 내 오류 유형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보면 내가 지금 시작한 일들을 완수하지 않고 미지근하게 방치하는 일들은 이 두 가지 유형이 복합적으로 발현되며 생기는 이유로 보인다. 희망적인 사고로 실현 가능성에 대한 평가 없이 일을 시작한 후, 시작 단계에서 발현되는 작은 노력만으로 쉽게 보상받는 느낌을 받으며 인생이 실제로 잘 굴러간다라는 착각이 들게 하지만 실제로 내가 완료한 업적은 턱없이 적은 것이다. 미래의 불확실성에 대한 안정감을 갖기 위해 내 그릇된 욕망은 그렇게 자라난 듯하다. 이런 욕심으로 인해 나는 점점 중구난방으로 일을 시작하였고 점점 짧은 보상에 심취하면서 집중력이 떨어지는 주의력 결핍의 문제가 발생한건 아닌가 의심이 간다.
만약 내가 무한한 자원과 시간이 있었다면 이것은 굳이 해결할 필요가 없는 문제이다. 그러나 나는 한낮 인간이기 때문에 허무하고 아무런 성취도 없는 허무한 공상에 빠져 두 자원을 낭비할 수 없다. 이 소중한 두 자원을 낭비하는 나쁜 습관을 고치기 위해, 내가 가진 두 인지편향 오류를 바로 잡을 수 있는 대처 방안을 찾아 욕망을 소망으로 바꿀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