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에는 왜? 정신병원이 없을까 <93>

달아 달아 밝은 달아 ①

by 이진구

<…우리는 우리를 이끄는 지도자와 그 집단에 대해 야박해서 눈물이 날 정도로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야 한다. 그들이 힘들어 울어야 국민이 웃을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 삶이 나아지지 않는 건… 정책이나 전문가가 모자라서가 아니라 사회지도층이 국민보다 힘들지 않고 편하게 살기 때문이다.>


여의도 사람들의 말을 듣다보면 뭔가 그럴싸한데 곰곰히 생각해보면 말이 안되는 것이 한둘이 아니다. 그 중 하나가 역대 대선에서 단골 공약이었던 '청와대 이전'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공약했다가 당선 후 검토 끝에 없던 일이 됐고, 윤석열 대통령은 우리 모두가 아는 것처럼 용산으로의 이전을 강행했다.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이유는 모두 '소통'때문이다. 국민과 소통하고 참모들과 격의 없이 자주 만나는데 청와대는 지장이 많다는 것이다.


많은 사람이 '청와대'라는 단어에서 뭔가 굉장히 권위적이고 불통의 상징같은 느낌을 받는 것 사실이다. 그런데 그 느낌이 그 안에서 살고 일하는 사람때문에 생긴거지, 청와대의 건축학적, 지리적 문제때문에 생긴게 아니지 않나. 대통령이 국민과 소통이 안 되고 참모들을 만날 수 없는 게 청와대의 건물 구조와 위치 때문이냐는 것이다. 그럴 리는 없을 것이다.

스크린샷_31-3-2026_9528_.jpeg


물론 청와대를 구중궁궐이라고 부르기는 한다. 청와대 대통령 집무실에서 참모들이 일하는 여민관까지 도보로 10분 이상 걸리기 때문에 보고 대기 시간을 고려하면 30분 이상 걸려 수시로 만나는 게 어렵다고도 한다. 그러면서 대통령과 참모진이 같은 건물에 있어서 수시로 만나는 미국 백악관과 비교를 한다. 그냥 청와대가 너무 낡고 불편해서 다른 곳에서 일하고 싶어서라고 한다면 그나마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런데 국민과 참모들과의 소통 때문이라면… 좀 아닌 것 같다.


지도자의 소통은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하는 게 아니라, 반대로 국민의 소리를 듣는 것이다. 청와대가 구중궁궐이라 국민과 소통이 안 된다는 건 왕조시대 이야기고, 지금은 신문, TV, 인터넷이 다 들어가는데 구중궁궐이 어디 있나? 대통령이 네이버에 검색만 해도 국민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뭘 원하는지, 뭐가 잘못됐는지 다 알 수 있다. 청와대가 구중궁궐이라 국민과 소통이 안 된다니?


참모들과의 만남도 그렇다. 난 정말 10분 정도의 거리가 그렇게 업무에 지장을 줄 정도로 먼 거리인지 잘 모르겠다. 물론 대통령과 가까이 있는 게 더 낫기는 할 것이다. 이 문제는 오래전부터 지적됐기 때문에 문재인 대통령 재임 중에 참모들이 일하는 여민관에 대통령 집무실을 하나 더 만들었다. 그래서 문 대통령은 청와대 본관 집무실과 여민관 집무실을 모두 이용했다고 한다. 그러면 ‘참모들과 수시로 만나기 위해서’라는 청와대 이전 이유도 사실상 아니지 않나. <②편으로 계속>

작가의 이전글여의도에는 왜? 정신병원이 없을까<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