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와 같은 오늘을 견디지 못하는 당신에게
나는 지루함을 견디지 못한다. 변화 없는 일상이 지속되면 마치 산소가 부족한 방에 갇힌 듯 숨이 막힌다. 새로운 환경에 던져졌을 때의 긴장감, 낯선 업무를 파악해 나가는 초반의 몰입도는 누구보다 높지만, 시스템이 익숙해지고 모든 것이 예측 가능해지는 순간 나는 다시 탈출을 꿈꾼다.
누군가는 이를 끈기 부족이라 말할지 모른다. 하지만 나에게 이것은 '멈춤'이 아닌,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한 본능적인 신호였다.
나의 가장 긴 근속 연수는 첫 직장이었던 상급병원에서의 5년이다. 그마저도 절반은 부서 이동을 통해 전혀 새로운 업무를 맡으며 버틴 시간이었다. 적응을 마치면 찾아오는 지루함을 피하고자 나는 이직과 새로운 공부라는 '도피' 혹은 '도전'을 선택했다.
다행히 전문직이라는 배경은 나의 이 기질을 뒷받침해 주며 나만의 속도로 항해할 수 있게 유연한 돛이 되어주었다. 덕분에 먹고살 걱정 없이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며 전문성을 확장할 수 있었다. 40년 넘게 살고 나서야 깨달았다. 나는 다양성을 계획한 것이 아니라, 그저 나답게 살기 위해 부단히 움직였을 뿐이라는 것을.
가장 큰 시험대는 육아였다. 아이를 키우는 일은 인내와 반복의 연속이다. 지루함을 참지 못하는 내가 매일 똑같은 일상을 반복해야 하는 부모의 역할을 수행하며 찾은 돌파구는 '관점의 전환'이었다.
아이의 성장을 관찰하며 어제와 다른 오늘을 발견하고, 교육과 체험이라는 명목 아래 아이와 함께 새로운 세상을 탐험했다. 지루할 틈 없는 일상을 만들기 위한 나의 노력은, 아이에게는 풍요로운 경험이 되었고 나에게는 삶을 지탱하는 기술이 되었다.
매번 새로운 것을 쫓고 환경을 바꾸지만, 그 소용돌이 속에서도 결코 타협하지 않는 가치가 있다. 바로 '자신과 타인에 대한 존중'이다.
내가 새로운 도전을 멈추지 않는 이유는 스스로를 정체시키지 않겠다는 자신에 대한 존중이며, 그 과정에서 만나는 사람들과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사회를 꿈꾸기 때문이다. 나는 내가 머무는 곳에 작더라도 선한 변화를 가져오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것이 내가 지루함을 피해 도착하고자 하는 종착지다.
앞으로 이곳에 나의 일상 속 작은 실험들을 기록하려 한다. 지루함을 느꼈던 찰나의 순간들,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선택했던 여행과 직업, 그리고 사람이라는 새로운 창을 통해 나의 세계를 넓혀갔던 경험들.
이 기록은 단순히 개인의 추억을 넘어, 반복되는 삶에 지친 누군가에게 '지루함 또한 강력한 에너지가 될 수 있다'는 명료한 증거가 되기를 바란다. 나의 항해는 여전히 진행 중이며, 나는 여전히 지루함보다 설렘이 앞서는 삶을 선택할 것이다.
어제와 같은 오늘을 견딜 수 없는 당신에게,
"당신의 지루함은 혹시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은 아닌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