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자기 전에 에세이를 읽다가 눈물이 찔끔 나는 내용이 있어서 이렇게 적어본다. 인도에서 봉사활동을 하며 선교사로 활동하신 분이 계셨는데 두아들과 차 안에서 자다가 이상한 느낌에 눈을 떠보니 인도인들이 차에 불을 질렀고 그렇게 억울하게 세상을 떠나셨다. 그런데 살해를 저지른 이유가 더 허망했다. 결혼식을 참석한 자리에서 찬송가를 부르는 광경을 보고 자신이 흰두교인으로써 매우 화가 나던 찰나에 노란 머리인 백인 남성이 차 안에 자고 있는 모습을 보고 그를 살해한 것이다. 그 이야기를 주인공은 인도 출장으로 온 자리에서 듣게 되었고 겁을 먹어 내내 두려운 마음으로 교회에서 예배를 드렸다. 그런데 어느 날 한 선교사분께서 자신이 인도 오디샤로 간다고 덤덤하게 입을 열었다. 바로 살해 사건이 난 그곳이었다. 자신이 죽을지도 모르는데도 죽음을 각오하고 사람들을 구해주러 간다는 말에 주인공은 그만 그 자리에서 주저앉고 말았다. 자신은 여태 작은 변화에도 두려워하는 마음을 가지고 살았는데 자신의 죽음을 각오하면서까지 타인의 목숨을 구하러 간다는 선교사의 말이 그를 오열하게 한 것이다.
나는 책을 내려놓고 사유했다. 인간에게 자신이 가지고 있는 가치관, 신념, 이념은 전부일 수 있다는 것. 그리고 나 또한 늘 변화를 두려워하고 안정과 권태를 더 추구해서 꿈이든 목표든 입으로만 다짐한 것은 아닐까 하는. 늘 최악을 상상하는 습관이 있는데 그럴 때면 불안해져서 걱정이 앞선다는 것. 그런데 이 모든 것이 그 선교사분 앞에서는 아무것도 아닌, 우리가 얼마나 하찮은 것에 전전긍긍하며 인생을 힘겹게 살아가는 존재인지, 부끄럽고 어리석은 존재라는 것을 다시 한번 일깨워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