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녀님의 안수기도>

by 진다르크

책을 읽다가 문뜩 나는 언제 타인에게 따뜻한 온기를 느꼈는지, 타인과 언제 포옹을 하고 악수를 나눴는지 상기해 보았다. 그날은 매서운 칼바람으로 어깨가 움츠러드는 겨울이었고 세례 교육의 끝자락이 보이는 시기였다. 자세히 기억은 안나지만 큰 수녀님과 일대일로 면담을 가진 자리였다. 수녀님과 이것저것 담소를 나누다가 나의 두 손을 살포시 책상에 올리시더니 차분히 두 눈을 감으시고 나의 손을 잡아주셨다. 나의 첫 안수기도였다. 수녀님은 차분하고 평온한 목소리로 나를 위해 평화를 달라는 기도문을 읊으셨다. 처음 느껴본, 아니 아주 오랜만에 느껴본 따뜻한 온기였다. 어머니에도 느껴보지 못한 따뜻함이었다. 순수하고 진심이 담긴 수녀님의 마음이 나에게 느껴졌다. 공기와 공간까지 포근해졌다. 지난주에 미사가 끝나고 오랜만에 큰 수녀님을 성당에서 다시 만나게 되었다. 여전히 웃으며 반갑게 인사해 주시는 수녀님을 보니 마음이 정갈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그때 수녀님이 내 두 손을 잡아준 따스한 온기는 내가 힘이 들 때 내가 혼자라고 느껴질 때 삶이 버거울 때 다시 일어날 수 있는 자양분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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